'애시드 팝 그룹'을 자처하는 신예 '롤러코스터'가 음악
팬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작년 데뷔앨범은 매니아
그룹이 생길 만큼 반응이 좋았다. 최근 2집 '일상다반사'도
1집과 비슷한 분위기. 타이틀곡 '힘을 내요, 미스터김'이
요즘 인기 높다.
"뚜렷한 액센트 없이 약간 밋밋해도 그게 오히려 좋대요.
2집에서는 사운드 완성도도 좋아진 것 같구요." 그룹 맏형격인
지누(29·본명 최진우·베이스)의 말이다.
'애시드 팝(Acid Pop)'이란 장르는 '애시드 재즈'에서 따온
이름. 80년대 후반 들어 등장한 애시드 재즈는 재즈와 펑크,
힙합을 섞은 '춤추기 위한 재즈'랄 수 있다. 건반과 기타
음색이 날카로워 그루브(흥을 돋구는 재즈연주)가 두드러진,
고급스럽고 탄력 넘치는 음악이다. 롤러코스터는 애시드 재즈
그룹 '브랜뉴 헤비스'와 국내 그룹 '빛과 소금'을 섞어놓은
느낌이다.
"일부러 효과음도 줄이고 목소리 기교도 뺐어요. 고음으로
내지르지도 않구요." 홍일점이자 작사·작곡·보컬 조원선(28)은
참신한 발견이다. 몸매 예쁘거나 고음 잘 내질러야 돋보이는 요즘,
그녀의 나른한 듯 중성적 보컬은 11곡이 다 끝날 때까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롤러코스터는 혼자 활동하던 지누, 코러스를 주로 했던 조원선,
록 그룹 출신 이상순(26·기타)이 모인 그룹. 지누는 90년 도쿄서
열린 '세계 대학생 음악축제'에서 최우수 기타리스트로 뽑힐
만큼 이름났지만, 이상순에게 기타를 양보하고 베이스를 연주한다.
"상순이 기타 연주가 정말 매력적이더라구요. 별 생각 없이
베이스로 바꿨어요."(지누) "예전부터 지누형과 같이 음악하고
싶었는데, 같이 하자고 해서 '저야 좋죠'하고 바로
합류했어요."(이상순)
롤러코스터는 스튜디오가 아닌 원룸 작업실에서 이른바 '홈
레코딩'을 한다. 이승환 윤종신 유희열에게서 믹서, 녹음기,
마이크를 빌려다 녹음했다. 조원선이 식탁에 앉아 불렀다는 '어느
하루'의 경우 호흡이 약간 거칠게 들리는데, 그 맛이 나쁘지 않다.
타이틀곡 '힘을 내요, 미스터김'은 장·단조가 뒤섞이는 세련된
코드 진행에 디스코 리듬에 맞춘 이상순의 '띵띵띵'하는 기타,
경쾌한 브라스 사운드, 소박한 가사까지 흠잡기 어려운 곡이다.
70년대 록 리듬에 펑키한 느낌을 가미한 '가만히 두세요'는
다음 싱글로 손색없다. 영락없이 '빛과 소금'의 노래 '샴푸의
요정'을 연상케한다. '러브 바이러스'에 실험 삽입된 해금
연주도 상큼하다. 연주곡 '크런치'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전성기를 듣는 듯해 반갑다.
"자극적인 음악보다 오래 듣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저희
음악을 잘 때 많이 듣는대요." 이상순이 그렇게 말하자 지누가
"공연 와서 다들 자는 거 아냐?" 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