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화가로 새 출발을 하는 기분입니다. 60년대에 박서보 하종현
정창섭 같은 화가들과 어울려 국전을 거부하고 '오프 아트'를
추구하던 청년 시절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27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02-724-6328)에서 후학들이 '헌정'한
정년퇴임 기념전을 열고 있는 임상진(65) 전북대 교수(미술교육과)는
"이제 학교를 떠났으니 화실에서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우고 싶다"고
했다.
임 화백은 이번 전시회를 회고전 성격으로 꾸미는 것을 거부하고,
최근 1~2년 사이에 새로 그린 24점의 「생명의 노래 519」연작을
출품했다. 1~3 크기의 폭을 가진 대형 무채색 추상화들이다. 작가는
이 작품들을 "나의 일기, 혹은 노랫가락"이라고 표현한다.
"10년전부터 제 그림에서 색채를 모두 제거해 버렸어요. 흑과
백만 가지고 화폭을 꾸미지요. 사상이나 이념을 빼버리고, 회화
그 자체를 표현하기에는 흑과 백이면 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임 화백은 60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 성남고ㆍ중경고 교사,
중앙대ㆍ덕성여대ㆍ한양대 강사, 추계예대 교수를 거쳤다. 60년대에는
파리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 등 해외전시에 활발히 참가했다.
홍익대와 대학원을 나온 외동딸 지예(28)씨가 아버지 뒤를 잇고 있다.
임 화백은 "그동안은 화가보다는 교육자였다"며 "30일 정년퇴임하면
의정부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