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오둥 (중국 신화통신 서울특파원)
서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고, 또 다시 이별…. 한반도
남북 쌍방의 이산가족은 나흘간의 단란한 만남 이후 오늘 또다시
석별을 했다. 서로 몸을 잘 보중할 것을 당부하면서….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그리움과 기다림뿐이다.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는 장면은 사람들의 가슴을
끊는 것 같았다. 어머니와 아들, 아내와 남편, 형제자매, 모두들
기쁨이 극에 달해 눈물을 흘렸다. 그들의 울음소리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헤어졌던 가족들이
서로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한 민족, 한 핏줄을
둘로 나누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군사분계선은 남북
혈육들간의 정상적인 왕래는 끊어놓을 수 있었지만, 그들의 마음을
떼놓을 수는 없었다. 피눈물과 혈육간의 끈끈한 정은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었다. 나는 신화통신의 서울주재 기자로서 지난 2년 동안
한반도의 남북이 상호 대결에서 대화로, 대화에서 정상회담으로
이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나에게는 기쁜 일이었다. 평화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지만,
가장 큰 감격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한반도의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감동에 빠진 채 머물러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만남은
매우 작은 첫걸음일 뿐이다. 성공적 첫걸음에 이은 두번째 단계는
무엇이어야 할지 깊이 숙고해야 한다. 일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지속적인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양측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6월의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에 서광과 희망, 평화와
화해 그리고 협력을 가져왔다. 이것은 물론 한국과 조선(북한)이
노력한 결과이다. 6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서 볼 때, 남북한의 지도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들어선 것은
분명하다. 남북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처음 만나 화해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정상회담도, 이산가족 상봉도 단순한 '쇼'는
아니었다고 본다. 두 사건을 통해 한반도에는 화해와 협력을 위해
필요한 조건과 적절한 감정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본다.
두 지도자들이 이런 좋은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호기를 제대로 활용하여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향한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혈육간의 만남은 짧고 일시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 의의는
대단히 큰 것이다. 좋은 출발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남북이 공동노력하면 더많은 혈육의 상봉이
이루어질 것이며, 영구적인 평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바람은 비단 나 혼자만의 소망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