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 세포 치환하는 세포이식법으로 질병 근본 치료 눈앞에 ##

100세, 아니 150세까지 살 수 없을까?

인간이 50세 이상의 수명을 갖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에 지나지 않는다. 인류 역사의 99.9% 동안 인간의 평균 수명은
20세 정도에 불과했다(고대 로마의 평균 수명이 20세). 불과 과거
100년 동안 선진 국가들에서 평균 수명이 48세에서 76세로 놀라운
증가를 보였다. 물론 여기에는 영아 사망률 저하가 한몫 했지만,
노년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인류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현 단계에서 수명 연장은 노화와의 싸움이지만
인류가 50세 이상에서 나타나는 노화현상을 경험한 게 고작 100여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현재 최대 수명으로 여겨지는
120세(프랑스의 장 칼망 할머니는 123세에 사망)를 더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진화 수준에서의 적응이 아닌 분자유전학적
차원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최근 이 분야에서
희망적인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화와 관련,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분자유전학적 연구 결과는
지난 96년 조로증의 한 형태인 워너증후군(Werner Syndrome)
유전자의 기능 이상 발견이다. 노화가 급속히 진행돼 10대 전후에
사망하는 조로증 환자들은 노화현상에 대한 문제를 푸는 데 여러가지
단초를 제공했다.

▲누적된 DNA 손상으로 노화 발생

즉 WS(워너증후군)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은 DNA 손상을 복구하는
유전자들 중 하나로 DNA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한다.
그런데 워너증후군 환자의 경우 WS단백질의 기능 이상으로 손상된
DNA 복구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것에 의해 노화가 가속화됐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즉 누적된 DNA 손상에 의해 노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스크립스연구소의 리처드 러너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과학 권위지 '사이언스' 최신호에서 인체 세포들의 세포
분열 과정에서의 손상이 누적되면 중요 유전자들의 기능을 저해해
결과적으로 노화가 발생한다며 이같은 기능 저하는 중년까지는 천천히
일어나다가 그 이후 나이가 더 듦에 따라 점차 증가한다고 밝혔다.
러너 소장 팀은 젊은층, 중년, 노인 환자, 그리고 조로증 환자 들의
세포 분열 과정을 비교한 결과 6000여개 유전자들 중 61개 유전자에서
미세한 차이를 발견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노인성 만성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과학자들이 깊은 관심을 갖는 대상은 염색체 말단에 위치한
텔로미어(telomere). 텔로미어는 DNA 복제의 속성상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계속 길이가 줄어드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인간 체세포의 경우
60회 이상 분열하면 이 부분이 완전히 소실되고 염색체 구조에 이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거나 죽는 일이
발생한다.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는 세포가 얼마나 분열했는지, 즉
세포의 나이를 셀 수 있는 분자시계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화 연구자들은 짧아진 텔로미어를 다시 늘릴 수 있다면
노화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연구결과는 그같은 반전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주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
사의 로버트 란자 박사는 송아지 여섯마리를 복제한 결과 이들 복제
송아지는 정상적으로 태어난 송아지보다 텔로미어가 길었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복제양 돌리의 텔로미어가 보통
양보다 짧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차이에 대해 연구팀은
복제에 사용된 세포의 종류가 달랐기 때문이라며 돌리는 유방세포를
사용한 반면 복제 송아지는 섬유아세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란자 박사팀은 복제 송아지의 이같은 세포 노화 비율을 인체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섬유아세포로 복제된 인간은 최장 200세까지
장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하지만 이번 복제
송아지의 탄생은 1900회의 실험 끝에 성공했을 정도로 힘든 작업인
데다 복제 동물은 고혈압, 호흡 곤란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
현실화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더구나 현실적으로
인간 복제가 윤리적인 공인을 얻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과학자들은 완전한 한 인간의 복제 대신 부분적인 장기
복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복제 송아지의 사례를 통해
과학자들은 복제된 조직은 수명이 5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수명 연장을 위해 복제된 장기를 공급하는 기술이 장차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경우 남의 장기를 이식할 때 생기는
면역 거부 반응이 없어지는 장점도 생긴다.

▲노인성 질환 원인 유전자 규명

생명 연장의 꿈을 심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인체 유전체
분석 계획 (human genome project)의 완성이다. 과학자들은 인체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데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즉 노화현상 자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암을 비롯하여 당뇨병, 심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의 원인 유전자를 밝힘으로써 이에 대한 사전 진단이
가능하고 이를 목표로 한 치료법 개발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질병 치료도 세포이식법이란 근원적인 치료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손상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치환하는 방법으로
지금까지의 증상에 대한 치료법과 달리 기능을 할 수 없는 부분을
교환함으로써 원인을 교정할 수 있다. 미래의학으로 각광받게 될
이 치료법은 체내에 유전자를 주입하는 유전자 치료와 달리 세포
자체를 치환하기 때문에 그 효과를 분명히 볼 수 있다.

암을 제외한 노인성 질환은 대부분 세포의 기능 저하에 기인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상이 누적된 세포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원상 복귀시킬 수 있는 방법은 부품을 새로
교환하는 것이다. 기존의 장기 이식에 비하여 특정 세포만을 다루기
때문에 적용 범위가 훨씬 넓다. 배아 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를 시험관 내에서 분화시키면 여러 종류의 세포를 만들 수 있다.

세포 이식의 문제는 기존의 장기 이식과 마찬가지로 면역 거부
반응에 있다. 최근에 성공한 생명복제 기술을 이용하면 자기 자신의
자가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자가 줄기세포 이식을
위한 인간 배아복제 실험에 대한 과학적, 윤리적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유수의 생명공학 회사들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머지않은 장래에 자동차 부품을 교환하듯이 노후된 세포를 치환하는
세포이식법의 시술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박웅양 서울대 의대 교수ㆍ생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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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내의 분자시계: 텔로미어
세포 분열 반복하면 줄어들어 노화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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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라는 구조는 짧은 염기서열의 반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줄어들게
된다. 생식세포나 줄기세포의 경우 텔로머레이즈라는 효소가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일반 체세포의
경우 이 효소가 없어서 세포 분열에 따라 길이가 줄어든다. 세포가
분열을 반복하면 텔로미어가 줄어들고 세포가 노화되거나 죽게
된다. 따라서 세포의 분열 횟수, 즉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
분자시계의 역할을 한다. 암세포의 경우 텔로머레이즈 효소가
활성화되어 계속 분열하더라도 텔로미어의 길이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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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새로운 차원의 치료기술
특정 종류 세포로 분화시켜 손상 부위 세포 대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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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배기 배아에서 분리한 배아줄기세포 (embryonic stem cell) 는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1998년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톰슨 박사는 이러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분리하고
이를 시험관 내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이 세포를
이용하여 근육세포, 연골세포, 신경세포 및 내분비세포 등으로
분화시킬 수 있었다. 배아줄기세포는 특정 종류 세포로 분화시켜
손상된 부위의 세포를 치환할 수 있다. 파킨슨병과 같은 경우
신경세포를 이식하거나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손상된 심근조직에
새로운 심근세포를 이식할 수 있다. 생명복제 기술인 핵 이식
기술을 이용하여 개인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경우에는 이식에
의한 거부 반응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미래의 새로운 치료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생명공학 회사들은 이러한 줄기세포
이식치료법 개발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