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사고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시건대 리처드
니스베트 교수팀이 한중일 3국 국민과 미국인들간 사고 방식을
비교한 연구 결과에서 아시아인들은 「전체」를 생각하고 맥락과
객체간의 관계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데 비해, 유럽계 미국인은 더
「분석적」이고 객체를 맥락에서 떼어서 보려 한다고 8일 뉴욕
타임스가 소개했다. 이 내용은 미 「심리학 리뷰」지 겨울호에
소개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학생들에게 「큰 고기가 작은
고기들 사이에서 헤엄치는 수중 사진」을 보여주자, 일본 학생은
연못 바위 투성이의 바닥, 초록색 물빛으로 묘사를 시작하는 반면,
미국인은 「송어같은 큰 물고기가 오른쪽으로 헤엄치고 있다」고
말했다. 배경 환경에 주목하는 일본 학생들이 미국 학생보다 70%가
많았고, 「큰 고기가 잿빛 해초 사이를 헤엄친다」는 객체간 관계를
생각한 묘사도 미국 학생의 두배였다는 것.
또 모순된 정보를 접했을 때의 사고 방식도 서로 달라, 미국인은
자신의 믿는 바를 위협하지 않는 수준의 상충된 정보라면 이를
가차없이 공격해 기존 입장을 강화하지만, 아시아인들은 약한 주장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자신의 입장을 수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연구 결과는 밝혔다.
이밖에, 아시아인들은 사고할 때 추상적인 논리보다는 경험에
기초한 지식에 더 의존하는 반면, 미국인들은 객체간 모순을
수용하기가 힘들며 논리에 훨씬 의존한다. 그래서 「털 가진 모든
짐승은 겨울잠을 잔다. 토끼도 털이 있다. 따라서 토끼도 겨울잠을
잔다」는 3단 논법의 진위를 따지는 과정에서, 미국인은 내용보다는
논리의 전개 과정을 분석해 따지지만, 아시아인은 「털 가진 모든
짐승은 겨울잠을 잔다」는 내용의 진위를 따진다는 것. 미국인들은
또 상충적 상황에서는 곧 일방을 선택하는 성향이 강해, 「지난친
겸양은 반쯤 잘난척 하는 것」이라는 식의 모순 덩어리 중국식
속담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타임스는 그러나 이런 차이가 나는 원인은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다만 서양은 그리스 시대의 상반된 입장간 토론, 논리 전개, 분석적
사고 방식에 기초한 반면, 중국에선 맥락과 복잡성에 대한 인정,
변증법적 논쟁, 음양에 대한 관용 등이 발전했다는 설명이 일반적이라는
것. 니스베트 교수는 그러나 『이같은 사고 방식의 차이는 유전과는
관계가 없어, 미국 태생 아시아계 미국인은 유럽계 미국인과 사고
방식에서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