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평양 거쳐 중국ㆍ러시아 대륙과 연결…
아시아 복합운송 루트ㆍ통일 촉매제 역할 기대 ##


남북한 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 단절 구간을 연결하기로 합의하고,
김대중대통령이 경원선 복원 의사를 밝힘에 따라 남북간 단절 철도
연결을 통한 남북 경협사업이 첫 발길을 내디뎠다.

근 50년간 단절됐던 한반도 철의 대동맥이 다시 이어지는 셈이다.
정부는 경의선 복원을 통해 부산~서울~평양~신의주를 통해
중국횡단철도(TCR)에 연결하고, 경원선 연결을 통해서는
목포~서울~원산~청진~나진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도
연계시킨다는 계획. 남북한 철도망 복원과 함께 그동안 도면
상으로만 그려졌던 '철의 실크로도'도 현실화되는 것이다. 정부는
남북한 철도망 연결이 대북 수송비 절감 등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그동안 폐쇄된 북한 사회를 개방시키고, 남북한간 물자 교류에도
기여하는 등 '통일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북한 철도망 연결사업 중 우선 경의선 연결구간은 남측의 경우
문산~장단 12㎞, 북측은 장단~봉동 8㎞ 등 20㎞. 통일부 관계자는
"경의선 남한측 연결공사는 용지 매입까지 끝난 상태여서 빠르면
올 가을 첫 삽을 떠서 착공 1년 만에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남측 구간 공사비용은 용지 보상까지 모두 끝난
상태라 5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의선 복원을 통한 남북 철도망 연결은 서울~평양간 남북 수도가
연결된다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우리로서는 오랫동안 막혀 왔던
중국 대륙의 철도망과 연결된다는 의미도 지닌다. 또 남북한 경제교류
및 협력에 커다란 장애가 돼 왔던 물류비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서해안공단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경의선 연결 합의 후 최근 서울경제신문 창간
축사에서 서울과 철원을 거쳐 원산을 연결하는 경원선 복원 추진
의사도 밝혔다. 경원선 연결은 특히 연해주~시베리아~유럽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를 여는 계기가 될 전망.

●경의선은 500억원, 경원선은 570억원 소요 예상

정부는 지난 97년 경원선(서울~원산)의 남측 단절 구간인
신탄리~군사분계선(16.2㎞)의 실시 설계와 용지 매입을 완료한
상태라 바로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원선 북측
단절 구간인 군사분계선~평강(14.8㎞)도 그리 길지 않은 구간이라
경의선에 이어 경원선 연결도 곧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원선
복구공사에 필요한 공사기간은 24개월, 복구사업비는 570억원(98년
기준)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경원선은 북한이 추진 중인 나진·선봉지역 개발과 KEDO의 신포지구
경수로사업 지역과도 연결돼 남북경협 차원에서 중요한 노선으로
평가된다. 나진·선봉지구의 공단 조성용 기자재, 인력 수송이
가능해지며 KEDO사업 물자 수송도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남북철도 연결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김일성은 이미 생전에
북한 철도를 통해 중국·러시아 화물을 남한으로 중계 수송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 94년 벨기에 노동당중앙위원회
의장과의 회견에서는 남북한 철도 연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하고, 남북한 철도연결의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지적했다.
김일성은"북과 남이 합작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예를 들면
신의주와 개성(경의선) 사이의 철길을 한 선 더 건설하여 복선으로
만들고, 남조선으로 들어가는 중국 상품을 날라주기만 해도 1년에
4억달러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성은 이어
"우리가 러시아나 중국 흑룡강성에서 수출하는 물자를 두만강역에서
넘겨받아 동해안에 있는 철길로 날라다주면 거기에서도 한 해에
10억달러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 결국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도
한 해에 15억달러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김일성
저작집' 제44권 471쪽 96년). 15억달러 운임 수입은 북한의 96년
총 교역액 19억8000만달러의 75%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북한이
철도망 연결에 거는 기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98년 2월 일본 니가타시에서 열린 북동아시아경제회의에서
김일성종합대학의 김수용 교수는 남북한 철도 연결과 관련, "철도가
연결된다는 것은 통일을 의미한다. 남북한 철도 연결은 김일성 수령이
사망하기 전날까지 기본 합의를 이야기했던 것이며, 따라서 이는
김일성 수령의 유훈"이라고 말했다.

국제적으로도 한반도 통과 철도망은 아시아지역의 국제 복합운송의
주요 루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중국횡단철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남북한 철도망 연결을 통한 동북아 역내 교역 증가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어 왔다.

예컨대 국제연합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는
지난 94년 아시아육상교통기반시설개발계획(ALTID)의 하나로 아시아
횡단철도 북부노선의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면서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가능성을 검토한 바 있다. ESCAP는 96년 제52차 회의에서
아시아북부노선(한반도를 연결해 중국 또는 러시아 등을 경유해
유럽을 잇는 철도노선) 중 남북한 철도 복원에 참가국들이 노력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북한도 이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남북한 철도 연결은 지난 92년 노태우 정권 시절 남북한 화해와
불가침과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 최초로 명기됐다. 남북은
합의서(19조)에서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해로·항로를 개설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후 부속합의서(3조)에는
'남과 북은 남북 사이의 교류·협력 규모가 커지고 군사적인 대결
상태가 해소되는 데 따라 해로를 추가로 건설하고, 경의선 철도와
문산~개성간 도로를 비롯한 육로를 연결하며, 김포공항과 순안비행장
사이의 항로를 개설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남북한간 교통망 복원
합의는 이후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그동안 경의선·경원선·금강산선 등 남북한
철도망의 미연결 구간 복원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해왔다. 정부는
경의선과 경원선의 남측 단절 구간에 대한 실시 설계와 용지 매수를
완료했으며, 금강산선(서울~금강산)도 남측 단절 구간인
철원~군사분계선(24.5㎞) 구간에 대한 기본 설계와 실시 설계를
완료했다. 금강산선의 북측 단절 구간인 군사분계선~기성(50.8㎞)
구간이 남측과 연결될 경우, 열차를 이용한 금강산 관광길이 바로
열리게 된다. 금강산선 남측 구간 복구사업은 416억원(98년 기준)의
사업비와 19개월 정도의 공사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동해안 지역에서 연결 가능한 동해북부선의 남측 단절
구간인 강릉~대진(112㎞) 구간에 대해서도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철도 연결은 울산·포항공단과 러시아·유럽지역을
연결하고, 설악산과 금강산 관광객들을 수송할 수 있어 장기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경의선과 경원선은 남북 모두 표준궤도를 사용해 연결시 큰
기술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철도가
연결된다고 해도 북한의 노후한 철도 시설이 원활한 물자교류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의 일부
철도는 일제하에 건설된 30년대 시설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증기기관차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열차의 운행속도도 남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가장 빠른
구간인 평양~신의주 구간도 평균 시속 60㎞에 머물고 있으며,
평양~희천간은 32㎞, 산악 지형인 평양~혜산진 구간은 평균
시속 22㎞에 불과하며, 북한 지역 철도의 평균 시속은 30~40㎞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철도가 화물수송의 90%, 여객수송의 60%를 차지하는 등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산악 지형이 대부분인
북한에 철도만이 대량 수송·규칙적인 수송이 가능하고, 수송시간이
짧고 수송 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북한 철도(98년 말 현재 총연장 5214㎞)의
전철화비율(79%)이 남한(21%)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 이는 원유
수입에 의존하는 디젤기관차 대신 전력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전력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제때 열차가
다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북한의 철도현황 자료에
따르면 북한 철도는 보수 정비 불량으로 운행속도가 떨어지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일은 측면 마모가
심하고, 전기 기관차의 경우 전동기의 절반 이상이 고장 및 노후로
작동되지 않아 기관차의 견인 능력이 정상 상태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민 교통개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한반도 교통망의 상호
연계 및 통합을 위해 북한 철도 시설정비 및 확충에 필요한
투자비용은 약 4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경의·경원선이 복원되더라도 북한측 기존 구간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선행되지 않으면 우리 열차가 북한지역 철도를 달리는 데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철도 정비 및 확충에 44조원 필요

휴전선 일대의 지뢰 제거 문제도 남북한 철도 연결공사의 걸림돌로
떠올랐다. 남한측 지뢰 살포 지역은 기록이 있지만, 북한측 비무장지역
내 지뢰지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남북한 단절 철도 연결공사 지역 내 지뢰 제거 문제는
군 당국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며 "북한 비무장지역 내 지뢰
제거 문제도 경의선 연결을 위한 남북실무 회담때 주요 쟁점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무장지역 내에 있는 각종 군사시설의
철거 및 이설도 선행돼야 한다.

또 남북한 철도는 신호·통신시스템과 기관차 전력방식이 달라 남북
철도 연결시 공동운영방식 도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개발연구원 김연규 연구위원은 "서울의 국철 구간과 지하철
구간에 공동으로 운행되는 것과 같은 남북한의 상이한 전력방식에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이중모드(듀얼모드) 방식의 기관차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차량기지·기관차사무소 등의 운영과 열차운행 계획에 대한
협의는 물론,남북한 공동 작업구역 설치 등 세세한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 남북 기관차 및 화차의 교체·환적·검역·차량 보수ㆍ
세관업무 등에 남북한 공동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통개발연구원 서광석 교통팀장은 특히 "남북 철도 연결시 북한의
교량과 터널이 남한 철도의 하중과 용량을 견딜수 없을 경우 추가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팀장은 "북한 철도시설 사용료 및 운임 결정이 향후 남북한
실무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며 "북한지역 ㎞당 통행수수료의
정산·과세 및 수수료 면제 범위, 재난시 구조의무 등에 관한 별도의
상설 협상·조정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