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로부터


IT조선닷컴은 최근 팀인터뷰라는 형식의 인터뷰를 도입했습니다.
저희 팀원들 3-4명이 신경제 리더들을 대상으로 후반기
정보통신업계에 대한 전망과 견해를 직접 들어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 이인규 무한기술투자사장,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섹션신문에 관련기사를
싣고, 사이트(www.itchosun.com)에는 인터뷰전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자가 한 명의 취재원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공격적인 분위기가 되곤 합니다.

신경제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기 위해서는 리더들에 대한
지속적인 취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관심바랍니다./우병현 드림penman@chosun.com

■ 닷컴기업들의 위기론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닷컴 기업들의 위기론이 드디어 현실로 닥쳤습니다. '벤처 빙하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옵니다.

오늘은 제가 피부로 느끼는 닷컴 기업의 위기감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 가중되는 수익모델 부담, 유료 메일 서비스가 최후의 대안.

저는 얼마 전 벤처 캐피탈리스트의 상가에 다녀왔습니다. 닷컴 업체
CEO들이 많이 모인 그 자리에서 화제는 단연 닷컴
위기론이었습니다. 도대체 정부는 닷컴 위기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닷컴 기업들에게 수익모델의 돌파구는 없는 것인지
등등의 주제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역시 닷컴 기업의 수익 모델이 가장 큰 화제였습니다. 외국 진출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서비스 사업에서는 매출이
없으니 솔루션 판매 사업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들려
왔습니다. 콘텐츠 중에서는 교육 분야가 그래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사이버 여행사업을 시작했다가 최근에 사이버
교육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한 한 업체 사장님은 "앞으로는 유료
콘텐츠가 가능한 사이버 교육 시장에만 돈과 인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말은 한 커뮤니티 업체의 사장님이
"이러다가 최후에는 메일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형 포털 업체들이
유료 메일 서비스를 선언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년에 1만원 정도의 이용료를 받고 유료 메일 서비스를 실시하면
메일이 일상화되어 있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기대였습니다. 이
말을 꺼낸 사장님은 IT업계에서 동안으로 유명하신 분인데 1년
동안에 수년의 세월을 사신 느낌이 들 정도로 인상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 허탈감과 피로감에 흔들리는 닷컴 기업 사람들

최근에 들어서 특히 두드러진 현상인데 닷컴 기업의 홍보 담당자와
마케팅 담당자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더 좋은 직장으로 스카웃 되면서 그만두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는 닷컴 기업에서 미래를 찾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방송 가이드 업체에 근무하던 마케팅 팀장은 회사측이 닷컴
위기론에 맞춰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하자 이에 반발
사표를 쓰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이 업체는 포털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사업을 최근까지 비슷한 비중으로 추진하다 소프트웨어
사업쪽에 좀더 치중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한 인큐베이팅 업체에 콘텐츠 팀장으로 일하던 한 직원도 회사의
성격이 변질되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사표를 썼답니다.

그밖에도 유명 닷컴 기업들의 팀장급 홍보 담당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업체쪽에서는 이들의 퇴사 이유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동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기업의 위기로
외부에 인식되는 것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는 눈치였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업체 마케팅 담당자들 모셔오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테헤란 밸리에서 유행했는데 펀딩이 끊긴
닷컴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을 가장 먼저 줄임에 따라 마케팅
담당자들의 주가가 예전만 못해진 느낌입니다.

남아있는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얼마 전
코스닥에 상장됐던 한 벤처 기업은 주당 4만원(액면가 500원)에
우리 사주를 발행했는데 최근 절반 수준에서 주가가 고전하는
바람에 직원들이 적잖이 동요되고 있다고 합니다.

훗날 스톡옵션으로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적은
임금에도 밤늦게까지 야근을 마다하지 않았던 벤처인들이 허탈감과
피로감에 힘들어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 인터넷 사업의 종착지는 코스닥인가

그러나 닷컴 아닌 벤처기업에서 닷컴 기업의 위기를 보는 시각은 또
다릅니다. 지금은 닷컴 기업의 위기이지 벤처기업 전체의 위기는
아니란 주장입니다. 닷컴 기업의 위기가 어떻게 보면 인터넷 사업의
옥석을 가려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목소리
중에서 인상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펀딩이 끊겨서 벤처를 못하겠다면 하지 말아야지. 언제 우리
벤처가 자금이 넉넉한 상태에서 벤처를 한 적이 있었던가."

"인터넷 사업이 코스닥은 아니지 않는가. 코스닥이 폭락하자 인터넷
사업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현상이야말로 우리
인터넷 기업들의 나약한 체질을 말해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