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그랜드슬램 달성은 잘 짜여진 '작전(Game Plan)'과
기술력, 체력 3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
나흘동안 60대 스코어로만 269타를 치면서 우즈는 악명 높은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의 '항아리' 벙커에 단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보기는 단 3개만 범했고, 버디만 22개를 잡았다. 데이비드 듀발이
17번홀 벙커에서 과욕을 부리다가 4타 만에 탈출하면서 끝내 추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넓은 페어웨이와 한없이 굴러가는 딱딱한 페어웨이는 장타자인
우즈를 유혹할 만했지만 그는 자제했다. 마지막날 17번홀 세컨드샷
미스로 '로드벙커(일명 나카지마 벙커)'를 넘기는 짧은 샷을 해야
했을 때 우즈는 '공세'보다 '수세'를 취했다. 벙커를 넘기지
않고 오른쪽으로 우회, 차라리 보기를 택했다.
우즈는 코치 부치 하먼과 대회기간 내내 코스공략을 숙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벙커와 코스를 굽이굽이 흐르는 개울(스윌큰 번)을
피할 목적으로 기상예보, 컨디션, 다른 선수들과의 스코어 차이 등을
고려한 도상연습을 반복했다. 그러면서도 연습장에서 벙커샷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같은 작전은 의도한 대로 샷을 해내는 우즈의 기술이 뒷받침했고,
나흘동안 잠잠했던 스코틀랜드의 바람도 우즈의 '골프 황제' 등극을
도왔다. ( 나종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