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저지'를 위해 한나라당 원외
위원장들이 노르웨이 오슬로로 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한 여고생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는 것은 축하할 일인데 왜 반대한다는 것이냐. 또 부정선거가 있
었는지와 노벨 평화상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요지였다.

문제의 '결의'는 다분히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원외 위원장들은
4·13 부정선거 및 편파수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무산된
지난 20일 저녁 서울근교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분통'을
터뜨렸다. 처음엔 "무슨 야당이 이러냐"며 당 지도부를 규탄하다
김 대통령에게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고 한다.

누군가의 입에서 "부정선거와 편파수사는 반드시 원내 과반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여권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노벨평화상에 대한 김 대통령의 집착"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위원장들은
마침내 "독재자에게 노벨상이 웬말이냐", "우리 모두 노벨상
선정본부가 있는 오슬로로 가자"고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원외 위원장들의 최대 관심사인 '부정선거 및 편파수사 시비'는
24일부터 국회 법사위 행정자치위 연석회의에서 다루기로 이미 여야간
합의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요구했던 국정조사라는 형식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노벨상 저지운동'을 벌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노르웨이 외교가에서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노벨상 선정 로비를 하는 나라'라는 구설수에 올라있는 터다. 야당
위원장들이 노벨상 선정본부 앞에서 "우리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했으니
노벨상을 주지 말라"고 시위하는 모습은 희극일까, 비극일까. 오슬로
시민들은 그저 '한심한 한국'이란 이미지만을 떠올리게 되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