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한강 방류와 관련, 주한미군 측이 서울시에 공개사과하기로 한
계획이 사과문안을 둘러싼 서울시와의 승강이 속에 이틀째 갈피를 못잡고
있다.

이에 따라 미8군 사령관이 서울시를 방문키로 한 당초의 계획은 21일
취소됐으며, 어떤 식으로 사과를 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시와
주한미군은 이틀 간 협의과정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를 밝히기를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주한미군과 서울시는 20일에 이어 21일 주한미대사관에서 실무자 접촉을

갖고 대니얼 페트로스키 미8군 사령관(육군중장)이 고건 서울시장을 방문,

독극물 무단방류 사건에 대한 사과서한을 전달하는 방안을 놓고 집중

조율했다. 하지만 책임자 처벌 문제 등을 사과문안에 포함시키는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서울시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A4용지 1.5장 분량의 미군 측 사과문은
「폐기물 방류사건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으로 미8군 사령관 명의로
작성됐으며 「존경하는 고건 서울시장 귀하」라는 문장으로 시작, 절반
이상을 서울시민과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며 유감을 표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사과문에는 폐기물 방류사건의 조사자를 대령에서 소장으로 격상시킬
것과 빠른 시일 내에 철저하게 진상조사를 완료해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히 재발방지와 책임자 처벌에
관해서는 「필요하고도 적절한 조치(corrective action)를 취하겠다」는
모호한 내용으로 표현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실무협상 대표는 재발방지와 책임자 처벌 문제 등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내용을 사과문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미군
측은 책임자 처벌 문제는 미 법률상 명시적으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명,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그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미 법률의 인권보호 조항 때문에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선 예단해서 책임자 처벌 문제를 언급할 수 없으며 이는
주일미군 등 다른 외국주둔 미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