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또래 재일 코리안 젊은이에게 중요한 문제는 국적도,
민족도 아닙니다. 연애죠.』

제123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재일한국인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31)씨는 「재일 문학의 변혁」을 첫 소감으로 내놓았다.
무겁고 음울하며 한으로 가득찬 선배 재일한국인 작가들의
작품세계와는 다른 문학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그는 되풀이했다.

이번 수상작 「GO」부터 기존 「재일문학」의 통념적 이미지와

거리가 있다. 자기체험을 토대로 한 소설은 『민족보다 연애』라는

그의 명제 대로 일본인 여성을 사랑하는 재일한국인 고교생의

얘기가 소재다. 주인공 「나」가 한국인 특유의 끈끈한 가족적

유대 속에서 부닥치는 그녀와의 우정과 애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마르크스주의 신봉자였던 아버지가 국적을 조선(북한)에서
한국으로 바꾸면서 시작된다. 로미오와 줄리엣 식의 「넘을수 없는
벽」과 차별 문제가 등장하고 주인공은 고뇌하지만 소설은 결코
음울하거나 심각하지 않다.

경쾌한 문체가 스피디하게 이어지면서 청춘의 열정과 고뇌의
스토리가 싱싱하고 명랑하며 유머러스하게 전개되고 있다. 작가
이노우에 히사시는 『소설이란 표현수단을 발견한 게 기뻐서
어쩔줄 모르는 작가의 기분이 춤추는듯 하다』고 심사평했다.

한국 국적의 그는 스스로를 재일한국인 혹은 재일동포 대신
「코리안 재패니즈」로 부르길 고집한다.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
하는 국적문제에 애달복달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져있다.
한국식 본명 대신 일본 이름을 쓰고 있는 이유와 상통한다.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에서 재일한국인 2세로 태어난 그는
조총련계 초·중학교를 나왔다. 『넓은 세계를 보자』는 아버지
뜻에 따라 일본인 고교에 진학했으나 그 때문에 동포 사회로부터
매국노란 비난을 받았다. 일본인의 차별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흔들리는 정체성의 위기.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미친듯 독서에 탐닉했다고 그는 말한다.

『(재일한국인은) 일본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뿌리없는
잡초와도 같지요.』 그 「잡초같은 에너지」를 그는 플러스로
환원시켜 문학으로 발산시켰다. 게이오대학 법학부 입학 후
작가가 될 결심을 하고 습작활동을 계속했으며, 대학졸업 후
본격적으로 소설을 썼다. 장편은 체력싸움이라는 생각에 매일
10㎞씩 조깅도 하고 수영도 하며 체력을 다져왔다.

작품성을 처음 인정받은 작품은 29세때 쓴 「레볼루션 NO3」.
이 작품이 한 문학동인지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 나오키상을 수상한 「GO」는 그의 첫 단행본.
작품집을 몇권씩 내야 수상자로 선정되던 게 전례여서 그의 빠른
수상은 더욱 화제를 모았다.

작년 현월(35)이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년 연속
재일한국인이 일본의 양대 문학상을 타게 된 셈이다.
이회성-김석범-양석일로 이어지는 재일문학의 맥을 이어가는
한편으로 『기존 재일문학의 틀을 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