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
-산시 25
이성선
오늘 아침 산이
물방울
음악이다
세상이 꽃으로 피어난다
이제
더 갈 데가 없다
산이 물방울로 보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환히 비치는
물방울처럼 산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 보인다면 그
아름다움은 기가 막히겠지요. 비 온 다음 날 아침 산의
모습이 아마 그럴 겁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음률의 조화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신비로운 음악과도 같지요. 이렇게
꽃으로 피어나는 세상을 두고 달리 갈 곳은 아무 데도
없습니다. 완벽한 신의 솜씨 앞에 그저 숨죽일 수밖에요.
번잡한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연의 묘미를, 설악산
기슭에서 살고 있는 이성선(1941∼ ) 시인이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이숭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