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인사구성권 첫 통제...행정부 압력 벗을 계기 마련 ##
대법관 지명자들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3권 분립을 기초로
설정된 우리의 헌법기관들 사이의 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 55년의 우리 헌정사에서 사법부와 입법부는 특별한 연계가
없이, 비대한 행정부의 위상에 눌려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들을 입법부가
'심사'하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주요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허영 연세대 법대교수는 "대통령의 사법부 인사 구성권에 대한
대의기관의 통제가 최초로 적용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사법부의 입장이 곤혹스러워질 전망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사법부의 판결이 완료된 사안들이 '정치적으로' 재론될 것이고, 대법관
지명자들의 가치관부터 개인적 과거에 대한 질문들이 줄을 이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들은 연방법관 임명 과정에서 청문회 제도를 가장 활발하게
적용하는 미국에서도 일반화된 것들이다. 현재 미국 보수 진영의 보루로
평가되곤 하는 클레어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경우 1991년 인준청문회에서
한때 부하직원이었던 아니타 힐 교수의 성희롱 주장을 둘러싼 공방이 열흘
동안 TV로 생중계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또 대법원장인 윌리엄
렌퀴스트는 작년초 인준청문회를 주관하는 상원 지도자들에게 "의회의
청문회 지연과 임명자에 대한 부결 등으로 정상적인 연방법원 운용이
어려워졌다"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미국 헌법학자들은 연방 판사들에 대한 상원의
인준청문회야말로 3권분립을 지키는 주요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판사 개인의 법 해석 차원으로 축소될 수 있는 법원의 판결이,
청문회라는 공개 절차를 통해 국민의 견해로 공론화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는 "청문회가 제 기능을 발휘한다면 사법부가
행정부의 압력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의 대법관 인사청문회가 정략적 시비의 차원을 넘어 대법관
후보자들의 법적 소신에 관해 전문적이면서도 객관적인 검증을 과연 할 수
있을 것이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