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락당
조정권
독락당 대월루는
벼랑꼭대기에 있지만
예부터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다.
누굴까, 저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
내려오는 길을 부숴버린 이.
독락당 대월루는 어디에 있을까요? 한자의 뜻으로는 홀로 즐기며 달을
맞이한다는 의미인데 아마 시인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지 모르지요. 정신의
맑고 높은 경지를 추구해 온 조정권(1949∼ ) 시인이 벼랑 끝의 한 은거지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 누각은 벼랑 멀리 보이기는 하지만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습니다. 누군가가 그곳에 올라 집 한 채를 지은 후 속세와의 인연을
끊어버리고자 내려오는 길을 부쉈던 것이지요. 시인은 현실의 울타리에서
멀리 벗어난 어떤 초월의 공간을 꿈꾸고 있습니다. 실제의 삶 속에서 맑은
자리를 찾기 어려울 때 그런 공간을 꿈꾸는 것이겠지요.
(이숭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