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즌 빅 카드는 영화관에만 있는 게 아니다. 7월 공연 무대에선
뮤지컬 '빅 스리'가 비슷한 시기에 대결을 벌인다. '렌트'(Rent)와
'드라큘라' 그리고 '도솔가-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이
중 유일한 창작 뮤지컬은 7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도솔가…'다.
이 작품엔 동서고금 문화를 한 무대에 자유분방하게 녹여내는 이윤택식
크로스오버 정신이 가득하다. 이윤택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인간주의적 철학과 신라 혼란기에 '도솔가'를 지어 난세를
구원한 월명대사 정신에서 '인간 중심 사상'이란 공통점을 발견했다며
둘을 결합시켜 이 뮤지컬을 창작했다. 연희단거리패 단원을 중심으로
30여명이 출연하는 이 대작엔 신라 향가적 이미지와 리듬과 상상력이
물씬하다.
'도솔가…'속 드라마는 한마디로 속세를 떠나 고행 중이던 짜라가
세상으로 나아가 세상의 혼돈 앞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과
고통스럽게 상대하는 이야기다. 노래와 춤과 시적인 대사로 표현된
고민과 갈등의 드라마를 보면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지를 머리에 떠올리게 된다.
극중 무력 독재자가 출현하자 짜라는 군중들과 함께 혁명을 일으켜
독재자를 축출한다. 투쟁과 갈등의 시대였던 20세기적 상황이다. 그런데
독재자가 사라진 세상은 유토피아가 됐을까. 이 뮤지컬은 고개를 젓는다.
독재자가 사라진 세상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다. '테크노는 새로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다. 광장은 이미지 천국이 되고 게임방 천지가 되어
모두들 게임에 열중한다. 그러나 컴퓨터 바이러스가 세상을 망친다.
짜라는 n세대에게 밟히고 십자가에 못박혀 처형된다.
'디지털문명' 혹은 'n세대'적 삶의 방식이 21세기를 위한 최종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비관적 성찰이 드러난 작품이다. 이윤택은 극에서 테크노를
추는 아이들이 모두 죽고 딱 1명만 남아 짜라의 구원의 대상이었던 누이와
결혼하게 만든다. 그것은 20세기적 인문주의의 미덕이 다음 세기에도 상당
부분 유효하리라는 믿음의 표현이다.
동ㆍ서양 상상력의 충돌과 공존을 담는 이 뮤지컬은 음악에서도 오페라
음악으로부터 록, 메탈, 테크노, 트로트까지 가벼운것과 무거운것을
뒤섞는다. 전통무예 선무도를 힙합과 연결시킨 선무힙합까지 선보인다.
국내 뮤지컬계의 대표적 배우인 박철호와 이정화가 남녀주인공이고 광대역은
정동숙이 맡는다. 22일까지.(02)2005-0114
(김명환 문화부 차장대우/mh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