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시 연재가 달을 거듭하며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달부터는 동시의 테두리를 벗어나 그 계절과 어울리는
모든 시들 가운데 최상급을 엄선, 여러분께 선사하겠습니다. 해설은
지금까지 수고하신 아동문학가 김용희 씨 대신 문학평론가 이숭원씨
그리고 소설가 박덕규 씨가 맡겠습니다. (편집자)
-------------------------------
칠월의 산길
김달진
하얀 양산을 받쳐 든 두셋 새악시가
흰 나비떼처럼 날개를 치며 지나간 뒤
뱀 꼬리가 날카로이 빛났다.
바람인 듯 풀잎이 흔들렸다.
산모랑 굽이진 한길 그늘에
칠월의 한낮은 백금 바다보다 아름다웁다.
자연은 우리에게 휴식을 제공하거나 우리를 고요로써 감싸안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녹음 우거진 숲길을 날카롭게 채색하는 저 뱀
꼬리빛과 그것에 화답하는 풀잎의 흔들림을 보세요. 우리가 즐겨
찾아가는 바다와는 또 다르게, 여름 산길 또한 사실은 이토록
감각적이며 또한 현란하게 눈부실 수 있지요. 그 사실을, 평생을
근대화의 길로는 발걸음을 옮기지 않은 김달진(1907-1989) 시인에게서
확인하니 더욱 감회롭습니다. 이 여름도 자연은 그 안에 무한한
새로움을 내포한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지요. (박덕규·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