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부가 의약분업 협상안을 발표했으나 의사들은 이를 전면
거부하고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의·정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따라 20일부터 계속돼온 의사 집단폐업 사태도 추이를
예측하기 힘든 극도의 혼미에 빠져들었다.
정부·여당은 이날 오전 국무총리 공관에서 이한동 국무총리 서리,
서영훈 민주당 대표, 차흥봉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당·정회의를 열고 의약분업을 예정대로 7월1일 시행하되 의료계의
주장을 상당부분 수용한 조정안을 마련, 발표했다. 당·정은 의료계의
핵심요구인 약사의 임의·대체조제 문제와 관련, 3~6개월 이내에
문제점을 파악해 약사법을 개정하는 한편, 의대정원 감축, 의료보험 수가
인상,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전공의들의 처우개선책 등
종합적인 의료계 지원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오후 전국의사대표자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의협 회원들에게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에
붙일 가치도 없다』며 『병·의원의 폐업 투쟁을 계속한다』고 선언했다.
김재정 의협회장은 『의약분업 선보완 후시행이라는 기본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그러나『최소한의 응급의료 체계는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 협상안 발표와 관계없이 이날 낮12시 사표를
제출하고 응급실에서 철수했다. 대학병원 응급실 진료 중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공립병원과 보건소에는 응급환자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병원에서는 분노가 한계에 달한 환자와 가족들이 의사를
폭행하는 등 공황 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모임을
갖고 의사들의 집단폐업 철회를 위한 범국민운동에 돌입키로 했다.
그러나 대한약사회는 『불만스럽지만 의료대란 극복을 위해 정부
협상안을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차흥봉 보건복지부장관은『의사협회가 정부의 최종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이상 정책대안은 없다』며 『법대로 하는 수 밖에 더
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