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4일 오후 김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2차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5개항의 남북공동선언을 채택,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답방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오는 8월 15일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친척의 방문단을 상호 교환하고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공동선언에 담았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와 관련해 박준영 청와대 공보수석은 “상호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동선언은 또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남북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한 차례 휴식을 취해가며 오후 6시 50분까지 마라톤 회담을 한 끝에 이같이 합의했으며, 김 대통령 주최의 만찬을 끝내고 밤 11시 20분에 역사적인 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날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남과 북은 7·4공동성명과 남북 기본합의서 등 이미 많은 합의를 이뤘으나 이제는 이를 실천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양측간에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 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특히 “북측도 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에 적극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국·일본과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미·일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 등 협력을 강조했다.

박준영 대변인은 김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의 문제인 북한 핵, 미사일 문제도 거론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측에도 전달됐다”고 답변했다.

단독회담에는 남측에서 임동원 대통령 특별보좌관, 황원탁 외교안보수석, 이기호 경제수석이, 북측에선 김용순 아태평화위원장이 각각 배석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수대 의사당에서 확대회담을 갖고,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을 토대로 한 교류·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평양=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