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로부터
오늘 '컬처클럽'은 어수웅 기자의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취재기를 보내드립니다.
처음 회원들께 글을 띄우는 어수웅 기자는 문화부에서
만화-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기자입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컬처클럽
■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취재기
안녕하세요. 어수웅 기자입니다. 이메일클럽에서는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네요.
문화부에서 저는 잡다하게 여러 가지를 맡고 있습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혼자 하는 일이고, 선배 한 명하고 문학을 같이
담당하고 있구요, 토요일자 책 섹션과 생활(거창하게 얘기하면
라이프 앤 스타일)면도 지원합니다. 또 '인기해부학'이라고, 별
내공도 없으면서 아는 체 하는 기사도 쓰고 있습니다. 입사 5년이
됐는데도 문화부 내에서는 가장 막내이다 보니 2진 노릇을 많이
하고 있는 편이죠. 다른 말로 하면 별 전문성이 없다는 얘기와도
통합니다.
어쨌건 별 영양가 없는 기사만을 양산하고 있는 것 같아 항상
자괴감에 빠져 있습니다. 신문 기사와는 달리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코너라는 확신(?)으로 이렇게 맘놓고 얘기하니까 독자
여러분의 혜량 있으시기 바랍니다.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저는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안시 라는
도시를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그곳에 다녀온 얘기를 해 드릴께요.
안시에서는 해마다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신문기사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격년으로 열리다 몇 년 전부터
연례행사로 둔갑했습니다. 수만명의 전 세계 젊은이들이 페스티벌
기간 중에 이 조그만 휴양도시에 몰려들죠.
저도 처음 가본 곳인데요, 아, 정말 휴양도시라는 건 이런 곳을 두고
하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처음에는 날씨가 흐렸지만 곧 새파랗게
하늘색이 변하더니 더할 나위 없이 눈부신 햇살이 쏟아집니다. 메인
극장이었던 봉리외(bonlieu)센터 앞에는 잠실 운동장 크기의 야외
잔디밭이 쫙 펼쳐져 있고(물론 아무나 밟고 들어갑니다), 그 앞에는
또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호수가 끝이 어딘지 모르게 시야를
자극합니다. 옷가지라고는 통털어서 하나 정도만 걸친 젊음 들이 그
위와 주변에서 선탠을 하거나 요트를 탑니다.(물론 대부분은 암수,
앗, 죄송, 남녀가 짝지어 함께 있습니다). 으윽, 서울에서 허덕거리며
기사 메꾸는 저에게 그것은 부러움과 동시에 저주였습니다. 저는
안시에 있던 기간 동안 딱 한 번 그 호수에서 죽어라고 발로 페달
밟는 보트를 탔습니다. 그래도 그나마도 탔더니 기분이 좋더군요.
페스티벌 얘기도 좀 해야죠?
안시는 메인 극장인 봉리외 센터 외에 시내 7개 정도의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영화상영을 계속 했습니다. 장 단편 포함 290편 정도를
70~90분 정도 분량의 프로그램으로 묶어 일반 상영을 했죠. 또 40여
년간의 앙시 수상작, 애니메이션사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84편의
작품들, 또 번외 초청작들을 쉴 틈 없이 틀어줬습니다. 아침 10시
30분에 첫 상영에 마지막 상영은 밤 11시에 시작하는, 빡빡한
일정이었죠.
안시는 그 기간동안 젊은이들에게 일종의 해방구였습니다. 상상을
한 번 해보세요. 밤 12시가 넘어서도 스크럼을 짜가며 극장을
돌아다니는 젊은이들. 영화보다 지치면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또 좀 쉬었다가 다시 맘에 드는 프로그램을 골라
다시 입장을 하고. 밤 9시에는 또 잔디밭에 대형 야외 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장편 영화를 상영합니다. 이번에는 '스프리건' '누가
로저래빗을 모함했나' '우데나의 사춘기' '판타지아 2000' '이웃집
야마다군' 등의 초청작들을 보여줬어요. 이전에도 안시페스티벌에
참석했다는 세종대 한창완 교수는 "전에는 호수 속에 지지대를 세워
야외스크린을 설치하고 관객들은 잔디밭에 앉아 관람한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하늘에는 달이 떠있고, 영화는 스크린과 호수면
위에 동시에 뜨는 거죠. 정말 환상적이었겠다, 싶습디다.
한편 또 재미있는 건 이 곳 극장 분위깁니다.
말씀 드렸듯이 70분 정도로 상영하는 한 프로그램에는 10여 편의
단편이 들어있습니다. 단편 하나가 끝나면 잠깐 휴지기가 있는데
객석에서는 온갖 박수와 종이비행기를 스크린 앞으로 날립니다.
관객들은 정말 적극적이죠. 심지어 안시 조직위는 단편부문의 경우
관객에게 투표권을 주고 인기상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을
정도랍니다.
봉리외 극장은 엄청 컸습니다. 멀티플렉스가 유행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곳은 우리로 따지면 대한극장 같은 곳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규모와 음향시설 등은 훨씬 뛰어나더군요. 한 3000석
정도 될까요, 또 사운드는 얼마나 빵빵한 지. 디즈니의 장편 신작
'환타지아 2000'을 상영할 때 그 놀라운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더군요.
영화제와 동시에 봉리외 센터에서 1킬로 쯤 떨어져 있는 임페리얼
호텔에서는 미파, 즉 애니메이션 견본시장이 열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부스를 설치하고
홍보활동을 펼쳤고, 부천 국제 대학애니메이션페스티벌
준비위원회도 12월에 있을 행사를 알리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뭐
상대적으로 다른 유명 부스보다는 썰렁했지만 어디, 첫 술에 배
부르겠어요? 갈수록 나아지겠죠.
기사 쓰는 도중 짬 나는 시간에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중언부언, 횡설수설, 오락가락이 많았습니다. 너그럽게 봐주시고
그냥 편안하게 친구에게 쓴 편지 정도로 이해해 주세요. 참고로 이번
안시 수상작 리스트를 한 번 적어 봅니다. 제목조차도 익숙하지 않은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도 있을테니 말이죠.
다음 번에 또 뵙겠습니다. /어수웅 드림
▲ 단편
1.그랑프리: 캐나다 알렉산더 페트로프 감독의 '노인과 바다'
2.심사위원 특별상: 캐나다 로즈 뉴러브 감독의 '백치의 마을'
3.장 루크 지베라 상:프랑스 루 브리세노 감독의 '새장속의 새는
날지 못한다'
4.유머감 감성 상: 오스트레일리아 벤자민 엘리오트 감독의 '형제'
5. 선과 메시지의 자유 상: 영국 조나단 헛슨 감독의 '인간과
아름다운 눈'
▲ 장편
수상작 없음
▲ TV 필름 및 목적광고 애니메이션 부문
1.그랑프리: 캐나다 조안나 페론 감독의 '아이스 브레이커(Ice
brakers)'
2.TV시리즈 특별상(13분 이하): 프랑스 자크 러셀 감독의 '르 트루와
주젠느'
3.TV시리즈 특별상(13분 이상): 미국 토니 클럭 감독의 'MTV
다운타운'
4.TV부문 특별상: 영국 리차드 골레츠보스키 감독의 '불의 팽창'
5.교육, 과학 부문상: 캐나다 데이브 토마스 감독의
'수퍼와이(Superwhy)'
6.광고부문 상: 미국 데이브 토마스 감독의 '축제에서 멍청했던
트레버'
7.최고의 시퀀스 상: 스페인 산티아코 세큐로스 감독의
'마이크로필름 6'
▲ 학생 부문;
1. 그랑프리: 독일 토마스 보이고트 감독의 '순간'
2. 주목할 만한 작품상: 영국 쿠니 첸 감독의 '린(r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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