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통령-김위원장 마라톤 단독회담 ##
남과 북의 정상이 14일 실질적인 첫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13일
만남이 '환담'에 가까웠다면 14일 회담은 현안을 놓고 협상하는
자리였다.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러나 남과 북의 모든
현안을 폭넓게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특히 1992년
남과 북 사이에 채택돼 8년째 실천되지 않은 채 낮잠을 자고 있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서에 있는 남북
교류의 필요성, 특히 이산가족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대통령은 13일 저녁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베푼 만찬에서도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했었다.
우리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대통령은 또 북한이 국제무대에 진출할
경우 협조할 용의가 있음을 설명했다. UN의 각종 기구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우방들과 수교하는 것에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음도 함께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큰 원칙까지 부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교류와 협력의 필요성, 이산가족의 아픔을 해소해야 할 절박성 등에
대해 김 대통령과 공감대를 넓힌 것 같다는 것이다.
13일 회담 결과까지 종합하면 김 대통령의 이번 평양행은 제법
'모양새'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김 대통령이 순안비행장에서
환대받은 것과 곧이어 열린 백화원 영빈관 회담에서 직통전화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 등이 그것이다. 게다가 14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 앞서
"남쪽 테레비를 봤습니다. 실향민 탈북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번 기회에
고향소식이 전달될수 있지 않나하면서 속을 태웁디다"라고 한 부분 등은
앞으로 회담의 최종 성과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바 크다고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자체가
소득인 셈이다.
그러나 몇몇 아쉬운 점도 발견된다. 우선 13일 화려한 환영행사에도
불구하고 13일 백화원 영빈관에서의 첫 회담이 실질적인 현안논의까지
들어가지 못했다. 북한 보도매체들이 '환담'이라고 표현했듯이 그야말로
상견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15일에도 김 위원장이 예상치 못했던 파격적 행동을 하거나
남북한 문제에 대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아 아직 전체적인
성과를 단언하기는 이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