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은 9일 "북한이 실용주의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으며 외적 변화를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현 가능한 것부터
추진하고, 주변 4강과의 공조를 긴밀히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10일부터 충칭(중경)에서 개최되는 한·중
미래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인민외교학회 초청으로 방중,
이날 베이징(북경) 조어대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단편적인 정보를 보면 부정적인
것이 많지만, 그 흐름을 정리해보면 북한이 실용주의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며, 자기 체제를 확립하고 외적 변화를 수용하려는 자세를 갖춘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김정일이 군부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고있는
상태로서 대외적 변화를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자체가 자신감이
생겼다는 증거"라면서,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현가능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 4강들과의
공조체제를 긴밀히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통일의 개념에 대해 '개방=통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하나 하나 풀다보면 나중에 통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우리의 호의를 이용만 하려는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북한과 체결한 남북합의서가 지켜지지 않은
배경에 대해, "우선 김일성이 사망했고, 자신의 퇴임과 미국 부시·클린턴
대통령의 교체 등으로, 북한 입장에서 볼 때 한·미간의 공조에 틈이 생긴
때문"이라며, 후임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한·중수교 과정에서 대만에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수교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은 것은 아니며 실무 선에서 그런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8일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측 사정으로 면담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