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간의 8일 '도쿄
(동경) 정상회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 간의 지난달 31일 '베이징(북경) 비밀회동'에
맞서는 상징성이 큰 이벤트가 될 것 같다.

두 정상 간 만남은 15분여의 짧은 시간으로 잡혀 있다.
그러나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총리의 장례식에 조문사절로
참석한 두 정상이 체류시간이 수 시간에 불과한 상황에서
'반짝 회담'을 갖는 자체가 국내외에 던져주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을 것 같다. 나흘 후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의 공조와 우의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한·미 양국 실무자 간 입장조율은
이미 끝난 상태이다. 정부는 이정빈 외교부 장관과 반기문 차관 등
외교부를 통해 미국 측과 계속 입장을 조율해왔으며, 웬디 셔면
미 국무부 자문관이 방한해 김 대통령을 만나 조정작업을 벌였다.

따라서 도쿄 회담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에 임하는 한·미 양국
정상들이 일치된 '화음'과 '공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단합을 과시할 것이란 게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설'을 잠재우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측의 기대이기도 하다.

김 대통령 취임 이후 클린턴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특히 장례식에 참석하는 10여개국의
외국 정상 중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외에는 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만
응해, 두 사람 간 돈독한 신뢰관계를 재확인했다.

장례식에 앞서 김 대통령과 모리 일본 총리의 재회동이 예정돼 있다.
세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일 3국 정상이 따로따로
만나면서 3각공조를 과시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