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객'하면 사람들은 보통 비구 스님을 떠올린다. 일년의 절반은
한 곳에 머물며 하루 10시간 이상 참선을 하고 나머지 절반은 바람처럼
떠도는 운수행각은 남자의 몫인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일년에 두
차례 안거에 참여하는 1600여명의 선승 중 절반 가까이는 비구니
스님이다. 이들은 전국 30곳의 비구니 선원에서 비구 스님 못지 않은
원력을 세우고 구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가지산 자락에 안겨있는 석남사는 불교
조계종의 비구니 특별선원이다. 녹음이 짙어가는 석남사를 찾았을 때는
지난 18일 여름 안거가 시작된 직후라 60여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정진
중이었다. 절반은 큰절 안 왼쪽편의 정수원에서, 나머지 절반은 오른쪽
계곡 건너쪽에 있는 금당에서 외부인을 물리치고 참선 삼매에 빠져
있었다. 특히 금당의 비구니 스님 중 20명은 결사에 들어가 앞으로
1년간 사찰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비구니 선방으로서 석남사의 역사는 1957년 인홍(1908~1997)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50년대 비구-대처 분규 때 비구니 대표로
참가했던 인홍 스님은 한암 스님과 성철 스님께 가르침을 받은
선승이었다. 석남사에 비구니 선원이 열리자 전국에서 스님들이
모여들었고 1963년부터 3년 결사가 계속 이어졌다. 인홍 스님을
비롯해서 혜춘, 성우, 불필 스님 등 대표적인 비구니 스님들이
석남사에서 수행했다. 찾는 스님들이 늘어나면서 정수원만으로는 공간이
부족해지자 1995년 큰 절 밖 암자 터에 금당을 새로 만들었다.

석남사 선원은 엄격한 계율과 운영 규칙으로 유명하다. 스님들은
누구나 한가지씩 일을 맡고 있으며 모든 결정은 대중들의 논의에 의해
이루어진다. 또 새벽 예불에는 매일 108배를 올리고 식사 때는 꼭 가사
장삼을 입는 등 불가의 규칙을 반드시 지킨다.

석남사는 큰 절에서 5분쯤 올라가는 곳에 자리잡은 심검당에 일정
기간 문 밖 출입을 완전히 금하고 수행에만 몰두하는 무문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주지 영운 스님은 "비구니 대상 무문관이 석남사에
만들어지면 비구니 선풍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