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우춘이라는 장군이 있었다. 주원장을 도와 명나라를 세운
일등공신 중 한 사람이다. 무공은 천하를 호령할 정도로 출중했지만,
사실은 공처가였다고 한다. 40이 넘도록 후사가 없자 이를 딱하게 여긴
주원장은 상우춘에게 궁녀 두 명을 내렸다.

그러나 부인을 무서워하던 상우춘 장군은 도저히 첩을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황제인 주원장이 타이르고 엄포를 줘도 부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급기야 화가 난 주원장은 마실 게 채워진 그릇을 내보이면서
명을 따르지 않겠다면 그 그릇에 담긴 독약을 마셔야 할 것이라며 호통을
쳤다. 그 말을 들은 상우춘의 부인은 독약을 단숨에 벌컥벌컥 들이키고
말았다. 허탈해진 주원장 왈 "이런 여자는 나도 무서워. 그건 단지
식초였을 뿐인데…" 그때부터 중국에서는 남녀 사이에 질투를 느낄 때
'식초를 마신다'(흘초)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먹는 완자는 중국에서 환자라고 쓴다.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자완스의 완스는 바로 환자를 이르는 말이다. 중국의
북방 사람들은 고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고기를 먹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가 완자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고기를 잘게 다지고 술, 소금, 전분,
계란 등을 골고루 넣어 자그맣고 동글동글한 완자를 만든다. 완자를
튀긴 후 식초, 설탕, 간장, 소금, 전분 등을 섞은 소스를 만들어 적당히
앉으면 식초 맛이 상큼하게 풍기는 초류환자가 완성된다. '초류'는
고기를 많이 먹는 북방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요리방법이다. '초'는
식초가 들어가서, '류'는 주재료에 끈적한 소스를 만들어 부어주는
조리법을 뜻한다. 이처럼 중국 음식은 메뉴를 읽을 줄 알면 대충 어떤
요리인지 짐작할 수가 있다. 식초의 상쾌한 맛이 고기의 느낌함을
제거해주고, 소스와의 어울림이 좋은 요리가 초류환자다.
(고형욱ㆍ음식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