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짜리인 늦둥이 아들녀석은 밥을 먹지 않고 군것질만
좋아한다. 식사 때마다 사정하며 밥을 먹인다. 남편으로부터 엄마가
버릇을 못되게 가르친다고 꾸지람을 들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어느 날 아들녀석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거침없이 '자장면'이란 대답이 나왔다. 남편에게 아들 녀석
희망사항을 전하자 "오늘 저녁에는 우리 가족 모두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
외식을 하자"고 했고, 집에서 가까운 중국집을 찾았다.
부부와 딸 두 명, 그리고 아들용으로 자장면 다섯 그릇을 주문했다.
그러자 식당 아주머니가 "꼬마는 한 그릇이 너무 많아 다 못 먹을 것이니,
네 그릇만 시키고 꼬마는 따로 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뒤
아주머니는 자장면 네 그릇, 아들을 위해선 조그마한 어린이용 그릇에
포크를 별도로 가져왔고, 아이가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줬다.
그 친절함이 너무나 고마워 계산을 할 때 다섯 그릇 값을 냈다. 그러나
아주머니는 막무가내로 거절했다. "잘 먹었으면 됐다"는 것이었다. 이어
"아이들이 밥을 잘 먹지 않을 때는 가끔 한번씩 오라"고 말했다.
아주머니의 넉넉한 마음과 친절, 작은 정성에 '현혹'되어 다음에도
꼭 이 집을 찾겠다고 생각하며 가게를 나왔다.
( 정연자·51·주부·대전 서구 갈마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