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임명 정국의 와중에서 함구하고 있던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25일 처음으로 입을 열어 요즘 심경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4박5일간의 제주도 휴가에서 귀경해 막바로 당선자
연찬회장으로 간 그는 연설에서 이번 선택이 불가피했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다음은 김 명예총재 연설 전문.
"우리 당은 지난 선거에서 대패했다. 그리고 우리 처지가 이런 처지다. 나는 한 마디로 우리가 택할 길은 실사구시라고 생각한다. 공리공론이나 관념에 빠지지 말고 가장 실질적인 상황에서 '이거다' 라고 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당 총재가 총리로 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는 시간과
더불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서 하면 된다. 말바꾸기라고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자민련이 17석이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나?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선택을 하고 우리의 의지를 다져서 나라에 봉사하면 된다. 국정
책임은 우리 정치인에게 있지 논설이나 시민연대에 있는 것은 아니다.
17명이지만 국정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17명은 소중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총리의 국정수행에
도움이 되는 모든 행보들이 건전하게 발휘되기를 부탁한다. 시간과
더불어 우리 당이 거듭나는 일을 진지하게 해가야 될 거다. 제
생각입니다만 어느 기간까지 총리가 총재 그대로, 당의 현 체제 그대로
끌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데 여러분의 의사 규합을 바란다.
어려움을 전향적으로 이겨나가자. 오늘 이 자리가 또 하나의 출발점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이에 앞서 이한동 총리서리는 총리직 수락 경위를
설명하며 "우리는 결국 현 정부와 공동책임을 끝까지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선 의원은 "공조복원에 대해 국민들에게 확실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했고, 정진석 당선자는 "총선 이후
당무회의 한 번 열지 못한 당이 공당이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