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로부터

날씨가 무척이나 무덥습니다. 벌써 여름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요즘 인터넷 업계는 온통 BM 이야기입니다. 비즈니스 모델 혹은
비즈니스 메소드의 약자로 통하는 말이지요.

인터넷 비즈니스가 호황을 맞으면서 올해 말까지 관련 BM특허가
2700여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도메인부터 잡고 그 다음으로 하는 일이
BM특허를 신청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뷔페 식당의 음식 나오는 순서까지 BM으로 신청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BM 열풍이 불다보니 업체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신진상 기자가 취재한 디지털밸리와 인터파크 사이에
벌어졌던 BM 특허분쟁에 대한 내용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미국
출장을 떠난 우병현 팀장을 대신해 김희섭 기자 드림
fireman@chosun.com

■ 디지털밸리 VS 인터파크: BM 특허분쟁

안녕하세요. 신진상 기자입니다.

제가 오늘 말씀 드리려는 BM은 사업 아이템과 사업 아이디어에
이를 구현하는 기술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입니다. 특허청이
밝힌 인터넷 BM특허의 심사기준에 의하면 특허출원명세서에
기재된 내용을 가지고 제3자가 이를 그대로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추상적인 아이디어만으로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 디지털밸리와 인터파크의 BM특허 분쟁

특허를 신청하고 등록될 때까지 과정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비슷한 시기에 BM특허
출원을 해놓아 훗날 분쟁이 생길 소지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아이템이라고 해도 구현 기술이 다르면 여러 개의
특허를 받을 수가 있어 실제 법적인 분쟁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디지털밸리(대표 원종호)와 인터파크(대표 이기형)간에
벌어졌던 BM 특허 분쟁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디지털밸리는 지난해 5월 웹 사이트를 주가로 평가하는
웹스닥(www.websdaq.com)이라는 사이트를 열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불특정 다수의 공급자와 소비자가 여러 가지 가격과
수량을 동시에 제시하며 거래할 수 있는 다자간 경매시스템이라는
BM 특허를 99년 7월 출원했습니다. 예를 들어 종이 회사들이 종이
값을 주가처럼 부르면 필요한 신문사들이 이를 사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특허출원과 등록은 엄연히 다른 조건

여기서 조심해야할 것은 특허를 출원한 것과 등록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BM특허는 출원 후 18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공개되고 특허 등록까지는 약 24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관련 출원은 우선심사대상에
포함되어 15개월 안에 우선적으로 특허를 등록해 준다고 합니다.
요즘은 그 기간이 12개월 안으로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현재 디지털밸리는 특허를 등록한 것이 아니라 출원한
것입니다.

출원을 마치고 나서 디지털밸리 측은 펀딩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터파크가 최대 주주로 있던
인터넷 경매회사 이세일과도 접촉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올해 1월 중순 인터파크 이기형 사장과 디지털밸리 원종호
사장, 이세일의 김영기 부사장이 모인 자리에서 인터파크 측도
디지털밸리와 비슷한 아이템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오고 간 내용들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대립합니다.

◆다자간 경매시스템 선발업체 둘러싼 신경전

이후 3월초 디지털밸리 측이 '다자간 경매시스템'을 전면에 내건
세일즈닥(www.salesdaq.com)을 열고 나서 사태는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파크 측도 서둘러 비슷한 개념의 사이트인
구스닥(www.goodsdaq.com)을 5월중으로 연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파크는 BM 특허도 3월중에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터파크
측이 출원한 BM은 주식거래소와 비슷한 상품거래소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다릅니다.

디지털밸리 측이 지난 4월 16일 팍스넷의 게시판에 자사의
'주식거래형 다자간 경매 시스템'에 관한 비즈니스 모델을
인터파크가 도용했다고 공개 질의를 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졌습니다. 디지털밸리 측은 "비즈니스 모델을 공개하자"고 맞섰고
인터파크는 이에 "도대체 사업을 하자는 것이냐, 사업모델을
공개하는 것은 잠재적인 경쟁자를 양성하는 결과"라는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펀딩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샜다는 주장

디지털밸리 측은 "인터파크의 자회사인 이세일에 사업 제안서를
보냈을 때 아이디어가 샌 것 같다"는 의문을 표시했고 인터파크 측은
12월에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당선된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아이디어를 낸 인터파크 직원은 "그 동안 인터파크가 시도했던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에 대해 고민하다 경매, 공동구매, B2B,
B2C를 통합하는 주식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합니다. 다자간 경매시스템은 미국에서도 특허
등록이 돼 있지 않다고 합니다.

사태는 전반적으로 인터파크에게 불리하게 돌아갔습니다. "비슷한
아이디어를 먼저 출원해 놓은 곳이 있는데"라는 도덕적인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이에 대해 인터파크 관계자는 "특허
출원이 비공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디지털밸리가 먼저 출원해
놓은 것을 전혀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디지털밸리의 특허가
등록이 되면 로열티를 지불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터파크 측은 "특허출원과 동시에 도메인을 선점하는 것이
정상인데 세일즈닥의 도메인 등록은 한참 뒤에 이루어졌다. 이는
사업 자체보다는 다른 데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반격했습니다.
이에 디지털밸리 측은 "처음에 사이트 이름을 웹피몰로 했다가
나중에 세일즈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도메인 등록이 늦어졌다"고
답변했습니다.

◆실제 재판 가지 않고 해프닝으로 끝날 듯한 BM특허분쟁

현재로서는 이 분쟁이 재판까지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실제로
특허등록이 아닌 출원 상태에서 재판이 성립될지도 의문입니다.

디지털밸리 관계자는 "우리 사이트가 B2B를 지향하고 인터파크의
구스닥이 B2C로 가는 한 별다른 마찰은 없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 모델을 들고 나스닥 진출을 고려하는 인터파크측도 "국내
업체끼리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보기에 안 좋다. 지금은 함께 시장을
만들어 가야한다. 사업성에 눈독을 들이는 대기업이 뛰어 들면 공멸
뿐"이라며 사태가 조용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해프닝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이번 BM분쟁에서 "다자간
경매시스템이라는 BM모델 자체가 B2B하면 바늘 가는 데 실 가듯이
따라붙는 E마켓 플레이스와 뭐가 다른가"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E마켓 플레이스는 B2B거래의 한 종류로서 인터넷상에서 불특정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비지니스 거래를 유발시켜주는 가상의
시장을 말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양자간에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양사가 E마켓 플레이스 시장에 뛰어든다고 발표했으면 애초에
분쟁이 생길 소지가 없었던 것이지요.

이번 분쟁 역시 본질에 집착하기보다는 '다자간 경매시스템'이란
신조어에 지나친 관심을 갖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부에서는 BM특허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특히 카피레프트 운동을 주도하는 진보주의자들이 강한
반대 입장을 보입니다. 인터넷이 공유를 지향하는 마당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서 이를 팔아 돈을 벌겠다는 발상은 허용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입장이신지
궁금합니다./신진상 기자 sailors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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