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 비리 등 온갖 우울한 뉴스들이 넘실대는 세상. 미술품을 통해,
절개를 지키며 주변을 맑고 향기롭게 가꿔온 우리 선조들의 향취를
느껴보자. 간송미술관(02-762-0442)에서 28일까지 열리고 있는 「사군자
특별전」은 조선왕조 묵죽의 제일인자로 꼽히는 탄은
이정(1554-1626)에서부터 생존작가인 조옥봉(1913∼)에 이르기까지
사군자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탄은을 비롯해 허목 이덕형 김세록 심사정 강세황 김홍도 김정희 허유
이하응 등 모두 51명의 사군자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사군자란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소재로 한 그림. 네 식물 모두
추위를 견디며 꽃을 피우고, 푸르름을 잃지 않는 기개를 자랑하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래서 고려와 북송 이래로 사대부들은 그들의 이상인
사군자를 그려왔다. 글씨 쓰던 필묵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수묵화법으로
발전, 묵매 묵란 묵국 묵죽의 이름을 얻게 됐다.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전영우 소장은 『국내 묵죽화는 탄은에 의해
정립되고 확산됐으며, 그는 외손자 김세록에게 자신의 묵죽양식을
직접 가르치는 등 조선후기 묵죽화 전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전시는 지난 500년간의 사군자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함으로써
그 변천사를 읽을 수 있게 했으며, 묵국이 조선 남종화의 시조인
심사정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