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경순아! 어서 오렴. 우리 귀염둥이 벌써 숙녀티가 나네.
내가 누구야? "
"김·해·숙 선생님."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밤, 경기도 의정부의 「장애아 부모회」 사무실. 의정부
서초등학교 교사 김해숙(김해숙·여·48)씨는 4~6년 전 초등학교 1~3학년 때 지도한 자폐아
김경순(15·혜원특수학교 중등부 1년)양으로부터 카네이션을 선물받고 눈물을 글썽였다.
어머니 임영선(임영선·44)씨도 선생님의 손을 마주 잡았다.
“경순이가 ‘사람 대접’ 받으며 조금씩 나아진 것은 오직 선생님 덕입니다. 엊그제는 경순이가
‘비가 온다’는 말을 했어요.”
김 교사와 경순이가 인연을 맺은 건 94년 2월, 김 교사가 의정부 호암초등학교에 재직할
때였다.
"자폐증상이 심해 남들보다 1년 늦게라도 일반 학교에 입학시키려 했어요. 그런데 찾아가는
학교마다 '특수학교나 가지' 하며 거절하더군요."
그러던 중 김 교사를 만났다. 김 교사는 "장애아도 보통 아이들과 함께 수업받을 권리가
있다』며 임씨에게 용기를 줬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경순이는 입학 후 김 교사의 헌신적 지도로 바깥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김 교사는 아무나 물어뜯고, 온 교실을 뛰어다니며 몇 분을 못 앉아 있던 경순이에게
하나를 가르치기 위해 같은 말과 행동을 수백번, 수천번 반복했다.
그렇게 해서 경순이가 먼저 터득한 게 줄넘기. "막대기로 경순이 무릎을 살짝 치면서 '뛰어라'
했죠. 넉달 정도 하니 경순이가 뛰었습니다. 2년 뒤엔 뛰는 동작과 줄을 넘기는 동작을 동시에
했고, 3년 만에 줄넘기에 성공했습니다."
28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김 교사는 '특수교사 자격증'이 없다. 그러나 "장애아를 영원히
가르치고 싶다"는 열정은 한결 같아 여러 장애아와 그 가족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정신지체 호영이(가명), 자폐아 형민이·경진이(가명) 등 10여명이 그가 꾸렸던 '특수반'을
거쳐갔다.
「의정부 장애아의 대모」로 불리는 김 교사는 『누구나 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
있다』며 『마음의 문을 열고 장애인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