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검자료 받고 별 조치 안해...관례깬 수사기록 대검이첩도 의문 ##
경부고속철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주범인
최만석(59·미국 영주권자)씨의 잠적으로 난관에 부닥쳐있다.
그러나 이는 검찰 스스로 수사의 허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검찰은 3년 전인 97년 내사를 시작했으나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고, 특히
주범 최씨가 지난해 가을 입국한 뒤 대검에 자진출석했는 데도 그대로
풀어주었다. 검찰은 최씨의 자진 출석사실도 처음에는 숨기다가 뒤늦게 시인,
뭔가 밝힐 수 없는 내막이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다.
『현재 최씨의 행적을 조사중』이라고 밝힌 박상길(박상길) 수사기획관은
『최씨가 잡히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수사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를 놓고 검찰이 지난해 최씨를 조사하면서 당시 로비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당장 최씨가 없더라도 최씨의 로비대상 인맥으로 추정되는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자료 조사를 선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고속철 선정과정에 관련된 공무원들을 무작정 소환조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한 검찰관계자는 『이미 여러번 감사를 거친 데다 뚜렷한
혐의도 없이 공무원들을 부를 수도 없다』고 말했다. 박 수사기획관도 『이번
수사는 고속철도 선정과정에 대한 전면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검찰이 차선책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야는 자금추적. 검찰은 프랑스 알스톰사가
정식 에이전트(agent) 계약을 맺지 않았으면서 최씨와
호기춘(호기춘·여·51)씨에게 1100만달러라는 거액의 사례금을 전달했다 점을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수월치는 않다고 검찰은 말하고 있다. 호씨가 받은 386만달러는
부동산 구입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돼 로비 흔적을 확인할 수 없었다. 최씨의
나머지 714만여달러도 대부분 외국에서 거래돼 흐름 규명이 어려운 데다
밝혀진 사용처도 로비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계약 성사 후
전달된 것이어서 계약 전 집중적인 로비자금과는 거리가 멀지만, 현재 검찰이
확보한 자금추적 단서는 「사례금」이라고 주장하는 이 돈뿐이라는 것도
검찰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결국 이번 수사의 최대이자 마지막 고비는 최씨 검거가 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최씨 조사를 통해 단서가 확보된 뒤에
하겠다는 것이 검찰의 공식 입장이다.
최씨 입만 바라보는 수사가 되지
않겠다고 검찰은 공언하지만 어디까지나 물증 확보가 관건이다. 따라서 검찰의
고속철 수사는 최씨가 검거되지 않는 한 장기화될 공산이 큰 것으로 법조계
인사들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