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개혁의 일환으로 일선 경찰서마다 경쟁적으로 개설하고 있는
홈페이지에 경찰을 비판하거나 당사자 실명까지 공개하며 비리를
제보하는 글이 끊이지 않아 경찰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작년 12월 전국 13개에 불과했던 경찰서 홈페이지는 「경찰개혁
100일 작전」 이후 급속도로 늘어, 10일 현재 전국 248개 경찰서 중
205(82.6%)곳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이곳에 마련된 「대화의 광장」
이나 「자유게시판」에는 경찰관 비리 제보나 경찰 직원들이 익명으로
띄운 적나라한 「내부 불만」 등이 올라와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경찰은 네티즌들의 반발을 우려해 이 글들을 삭제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놔두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의 비난은 경찰이 답변이나 조치를 미루는 데 주로 몰리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서 홈페이지에는 『교통사고조사반 ○○○
경사의 업무 미숙으로 피해를 본 사실에 대해 청문감사관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나 아직 답신이 없다』며 『이렇게 운영하려면 아예 그만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2일 경찰청 홈페이지에 교통경찰의
불공정한 교통단속에 관한 제보를 올린 한 시민도 최근 『경찰청이
회신하겠다는 글을 올렸으나 아직 연락조차 없다』며 『이대로 지쳐
포기하라는 것인지, 성의가 없는 것인지 따지고 싶다』고 썼다. 이달
들어 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35건의 글 중 10건 가까이가 이런
내용들이었다.
홈페이지는 경찰 직원들이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했던 불만을 토로하는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경찰관은 최근 경찰청
홈페이지에 『4~5일에 한 번꼴인 당직, 일주일에 한두 번인 야간 방범근무,
각종 행사 동원…. 일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끌려나가 근무하고 5000원 받고
돌아오면서 어떤 생각이 들까』라는 글을 올렸고,『경찰서에 술 취한 사람이
오면 왜 모두 파출소로 보내나. 경찰서 직원은 경찰관이 아닌가』라는 파출소
근무자 항의도 있었다. 비판이나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홈페이지에 올라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급기야 『청장님은 홈페이지를 보시지 않는다. 아무리
글을 올려봐야 무슨 소용이냐』는 푸념까지 등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솔직히 경찰을 비판하는 글이 많아
곤혹스럽다』며 『좋지 않은 내용이라도 무단 삭제하면 문제가 커질
것 같아 공개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