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PD수첩'이 9일로 방송 10주년을 맞는다. 90년 5월 8일 외국
자본의 무차별 폐업에 맞선 한국피코 노동자들의 미국행을 다룬 '피코
아줌마 열받았다'편으로 출발해 406회를 방송했다. 9일 밤11시 방송할
10주년 기획은 90분짜리 생방송. 'PD수첩 10년을 말한다'는 제목으로,
프로그램을 거쳐간 PD 44명 중 30여명이 출연한다.

'본격 PD 저널리즘'을 내세운 'PD수첩'은 한국사회 전반의 민주화
바람을 배경으로 태어났다. 첫 해인 90년엔 '농촌―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가 방송 취소되는 아픔도 겪었다. 우루과이 라운드로 인해 피폐화한
농촌 실상을 다뤘으나, 그 정도 사안도 아직 '민감할' 때였다.

그런 만큼 특종과 화제, 후일담도 풍성하다. 특히 종교 관련 보도가
그랬다. 93년 3월 '의혹―기도원에서 생긴 일'은 안수기도 받은 신도들이
집단 성병에 걸렸다는 제보를 받고 기도원에 잠입 취재했다. 방송 뒤 신도
5000여명이 MBC 앞에서 철야농성을 해 결국 사과방송을 했다. 94년 2월
'의혹-영생교를 밝힌다'편도 항의가 극심했으나 실종자 암매장 사실이
밝혀져 교주가 구속됐다. 작년 5월 만민중앙교회 목사의 비위를 캔 '이단
파문, 이재록목사-목자님 우리 목자님' 때는 신도들이 방송국 기물을
부수고 방송을 중단시키는 사태를 빚었다.

6·25 때 양민학살 사건을 파헤친 95년 10월 '금정굴의 넋'은 유골만
70여구를 발굴한 특종이었다. 같은 해 7월엔 자선가로 알려진 '일력스님'이
기부금을 유흥비로 탕진하고 소쩍새 마을 아이들을 성추행한 사실을
폭로했다. 97년 1월과 2월, 4월에는 굶주리며 중국땅을 떠도는 탈북자
실태를 생생하게 전했다.

PD수첩팀은 CP 1명, PD 8명, 작가 10명, AD 2명, FD 1명 등 총 22명.
PD 2명이 한 조가 되어 4주마다 한 편씩 제작한다. 60분짜리인데다, 온갖
궂은 취재가 많아 교양제작국에서도 '3D'로 불린다. 이우환 PD는
"출입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취재가 대부분"
이라면서 "그만큼 방송 후 시청자 반응도 빨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KBS '추적 60분'과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경쟁 프로그램인데다,
MBC '시사매거진 2580'과도 현장에서 가끔 마주친다. 때문에
'PD수첩'만의 색깔을 항상 고민한다. 교양2CP 장덕수 부장은 "우리의
시각이 다양한 세상읽기에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면서
"안이한 자세를 버리고 성역 없는 도전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