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여름 국방부의 육군 A중장은 선배를 만나러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 갔다. 『오랜만에 술이나 한잔 하자』는 한 선배 예비역 장성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별 생각 없이 나갔다. 술이 몇 순배 돌아간 뒤
선배가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다며 옆방에서 한 여인을 데려왔다.

「린다 김」이라고 하는 말에 A중장은 깜짝 놀랐다. 무기도입 로비스트로
알려진「린다 김」의「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있던 터였다. 비록 그
자리에서 무기도입과 관련된 얘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불편했던 그는 빨리
자리를 끝내고 나왔다고 한다. A중장은 『린다 김은 처음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린다 김은 이처럼 거절하기 어려운 사람을 중개자로 내세워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접근했다. 당시 무기도입을 책임졌던 국방부의 Y차관보는
황명수 당시 국방위원장의 부탁으로 린다 김을 두 차례나 함께 만났다.
Y 전 차관보는 『무기도입과 관련된 얘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부담스러웠고
그 뒤엔 린다 김을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린다 김은 중장 또는 차관보급 이하 「중·하위 간부」들은 거의
만나지 않았다. 준·소장 이하 장교들은 자신이 세운 중개회사의 사장 등
간부들을 시켜 만나거나 접대하도록 했다.

96년 린다 김 수사를 맡아 그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했던 기무사의 한
관계자는 『린다 김은 자신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 고위 군 간부들만
직접 접촉하는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