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아침마다 동심 한편씩을 배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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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윤부현


껄쭉껄쭉한
새 도화지

예쁘게
말아 논
그 안에는

푸른 바다가
하나 가득
출렁이고 있었다.

진솔한 표현법과 선명한 이미지에 관심을 기울여온 윤부현(1927∼1986)의
동시입니다. 1960년대 한국 동시가 한창 시적 언어 조형을 모색할 즈음에
얻은 산물이지요. 달걀의 껍질에서 도화지의 '껄쭉껄쭉한' 표면을
유추하기도 쉽지는 않겠지만, 달걀 속과 푸른 바다로 이어지는 연상 앞에서는
모두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자, 한번 달걀을 흔들어 보세요.
바다 물결처럼 출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달걀은 어쩌면 우리 식탁
위에서 푸른 바다처럼 살아 움직이는 자연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시인은
이렇듯 형상과 관념의 조화를 통해 무의미하게 보이던 하나의 사물에서 전혀
새로운 생명성을 찾아낸답니다. (김용희·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