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 조주선(28.한양대 국악과 대학원). 입을 떼서 걸죽한 허스키 보이스를
들려주지 않은 다음에야 `타고난 소리꾼'이란 사실을 알아채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외모도, 사고방식도 `신세대'란 표현을 처음 얻은 90년대 학번 그대로다.

"목표는 국악의 대중화입니다. 국악이 `젊은 음악'이라는 사실을 일깨우고
싶어요."

조주선은 올 봄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을 발굴, 전세계에 소개하는 `EMI
헤미스페어'의 시리즈에서 `가베'라는 타이틀의 국악음반을 내면서 음악계에
잔잔한 화제를 뿌렸다.

그녀 또한 `왜 우리 소리에 외국인들이 먼저 손짓을 할까?'라는 국악인들
공통의 `아이러니'를 느끼고 있다.

"95년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판소리 공연을 했을 때였어요. 소리가 끝나자
파란눈의 할머니가 손을 꼭 붙잡으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심청가'였다. 물론 그 할머니는 한국어를 알아 들을 리 없었다.

그렇다면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도 그런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녀가
`신세대 국악인'을 자처하고 나선 이유다.

"인간의 기쁨과 슬픔, 가장 깊은 감정을 우려내는 음악이 국악입니다. 나를
제일 잘 이해해주죠."

`내가 음악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나를 이해한다'는 것.
이 전도(顚倒)야말로 우리의 살과 피, 영혼에 가장 맞는 음악이라는 사실을
웅변하는 게 아닐까.

조주선은 전 주한 일본대사 오구라 가츠오씨에게 국악 개인레슨을 하게
되면서 유명해졌고, 가수 최연제와 공동작업을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국악의 현대화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녀는 맘껏 욕심을 낸다.

"요새 첼로를 배우고 있어요. 퓨전, 국악가요 등 현대화를 위한 어떤
노력이든지 할 거예요."

1남 5녀 중 욕심많은 네째딸. 조주선은 그렇게 `국악의 시계'를 앞으로
돌리고 있다.

'이형석 기자 evol9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