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힐 고교 3년생인 윤재호(19)군이 영어로 쓴 '폴의
서울 식당 77선'(Paul's Choice of 77 Restaurants in Seoul)이 지난달
31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지의 서울 여행특집에 소개돼
화제다. 윤군은 박태준 국무총리의 외손자. 박 총리 큰딸 진아(43)씨와
국제변호사 윤영각씨 큰 아들이다.
윤군은 초등학교때 3년을 잠깐 서울에서 보낸 것 외에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에는 좋은 식당이 많이 있는데, 외국인들의 구미에 맞는
식당 안내서는 거의 없더라구요. 직접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닐 기회가 많아 음식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김영삼 정부 당시 '낭인'처럼 해외를 떠돌던 할아버지
박 총리는 95년부터 1년반쯤 미국 뉴저지 집에 함께 머물며, 음식 교사역을
자처했다. "할아버지는 식당 예절부터 프랑스 요리 먹는 법까지 자세하게
가르쳐 주셨어요."
식당 취재는 98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섰다. 방학 때마다 서울에 들어와
이름있는 식당을 샅샅이 뒤졌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파스타(국수),
프랑스 거위간 요리에서 중식과 일식은 물론 돌솥밥에서 삼겹살구이까지
우리 음식도 꼼꼼하게 챙겼다. 청담동 일대 퓨전 식당과 인사동 밥집까지
담았다.
윤군의 꿈은 호텔 매니저. 오는 9월 호텔계에서 손꼽히는 스위스
'로잔 호텔학교' 입학허가를 받아뒀다. 그는 "매년 식당 정보를
보완해서 수정판을 낼 계획"이라며 "일단 내년에는 불어와 일어판을
함께 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