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 합의내용대로만 된다면 국회는 앞으로 상당히 활성화될
것 같다. 그동안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무산되거나 논의도 해보지 못했던
사항들을 처리키로 합의한 데다, 국회의 기능 확충을 위한 장치 신설에도
합의했기 때문이다.
공동발표문에 포함된 11개 합의사항 중 선언적 내용을 제외하고 국회
운영과 직결되는 내용은 (가칭)미래전략위원회 설치, 총선 공통공약 이행을
위한 정책협의체 구성, 정치개혁특위 조기 구성, 개혁입법 조속 처리 등 4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래전략위원회 설치. 양 당은 국회의원과 외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한 가운데 국가 발전전략을 논의, 이를 정부에도 권고하고
국회 입법 과정에도 반영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대로만 된다면
이는 국민의 대표들이 당파성을 떠나 국가 미래를 종합설계하는 기구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운영 여하에 따라 역할이 주목될 수 있는 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개혁특위의 조기 구성도 여론을 받아들인 대목. 특위는 15대 국회의
경우 98년 3월 구성됐다가 선거법 협상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1년 가까이를
소모하고 해를 넘겨서야 본격적 논의에 들어갔던 기구. 그러나 이번에는
16대 원 구성과 동시에 특위를 구성함으로써 선거구 제도, 선거구획정 문제
등을 여야 이해관계에서 다소 벗어나 다룰 수 있게 됐다. 정당민주화 방안이
핵심인 정당법도 다시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법, 통신비밀보호법, 부패방지법 등 이른바 개혁입법 조속 처리 합의도
합의대로 된다면 국민의 인권신장과 경제정의 실현에 기여할 것 같다.
또 총선 공통공약 실현을 위한 「여·야 정책협의체」 구성도 마찬가지.
선거가 끝나면 온데간데 없던 공약을 여야가 함께 실현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얼마나 잘 될지는 역시 두고 봐야 안다. 여야 정책협의체만 해도
영수회담 때마다 정책 중심의 정치를 지향한다면서 내놓았던 합의사항이었으나
제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미래발전위원회도 잘못하면 돈만 쓰고
끝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