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록'(The Rock)'은 96년 여름 극장가를 흔들었던 제리
브룩하이머(제작)·마이클 베이(감독) 콤비의 액션 흥행 대작이다.
군더더기 없이 긴박하면서도 미려한 CF식 연출이 요즘 액션 팬
입맛에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상황설정엔 구멍들이 적지 않았지만,
기발한 모티브, 또렷한 인물 캐릭터, 매력적 출연진이 관객을 잡아 끌었다.

'The Rock'으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앞바다 알카트래즈 섬. 악명
높은 감옥이었다가 관광지가 된 이곳을 허멜장군(에드 해리스)이 이끄는
특수부대원들이 점거하고 관광객 81명을 인질로 잡는다. 이들은
신경가스탄을 샌프란시스코로 쏘겠다며 1억달러를 요구한다. FBI
폭발물전문가 스탠리(니컬러스 케이지)와 알카트래즈에서 유일하게
탈옥했던 영국 첩보원 존(숀 코너리)이 진압작전에 투입된다.

케이지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이듬해 이

영화에서 액션 히어로로 방향을 틀었다. 부랑자처럼 비실거리면서

음침하거나 우스꽝스런 역할을 해온 아웃사이더로선 놀랄만한 변신이었다.

하지만 코너리의 매력이 두어 수 위였다. 66세에도 여전한 카리스마로,

유머와 액션을 능란하게 구사하며 제임스 본드의 ‘60대 버전’을 펼쳐

보였다. 해리스도 포악 탐욕스런 사이코가 아니라 나름대로 명분을 지닌

악역을 인상적으로 연기해 공감과 연민을 불렀다. 샌프란시스코 언덕의

차량 추격신은 ‘불리트’(68년)에서 스티브 매퀸이 벌였던 전설적

카 체이스 이래 최고로 꼽힐만큼 다이내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