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산하의 한 자문위원회는 19일 남·북한이 통일된다 하더라도 핵무기 개발 방지 및 지역안정 유지를 위해 일부 미군을 한반도에 주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안보 및 21세기 위원회는 중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이제 한반도의 통일가능성에 대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통일 한국의 핵무장 방지를 포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보증과 안정을 위해 일부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트 깅리치 전(전) 하원의장 등 유력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이 위원회의 최종보고서는 내년 봄 완성될 예정이며, 향후 미국의 장기 안보정책을 수립하는 데 주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내년에 4년 주기의 장기 안보정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
이 보고서는 이어 “미국 지역정책의 초석은 기존의 동맹 및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미·일 동맹이 미 정책의 핵심사항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일 신방위지침(가이드라인)을 감안한 듯 “미국은 일본과 좀더 평등한 전략적 제휴관계 유지 및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새로운 범국가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주요 강대국들과도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한반도와 걸프지역에서 전쟁이 동시에 발발할 경우 두 전쟁 모두 승리로 이끌어 낸다는 지난 93년의 ‘윈·윈 전략’을 폐기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현재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또 앞으로도 일어날 개연성이 있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우발사건에 대처하는 데 있어 윈·윈 전략은 충분한 능력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제이 존슨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20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군을 계속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제독은 기자들에게 “미 해군의 관점에서는 미군이 이 지역에 계속 남아 있는 것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이 방침을 결코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존슨 제독은 오는 6월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미 해군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3만7000명 규모의 주한미군 문제는 6월 정상회담의 의제로 채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거듭 말하지만 미군을 이곳(아시아·태평양)에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모두의 이익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존슨 제독은 양국 해군간의 친밀한 유대관계 형성에 기여한 공로로 군사훈장을 받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으며, 이날 미군의 싱가포르 창기 해군기지 사용과 관련, 구체적인 부대조건을 담고 있는 수정협정을 체결했다.
【워싱턴·싱가포르=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