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말 중국 사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던 진씨 아줌마는 남편을 일찍
여의었다. 다행히 친구가 도와줘 식당을 열었는데, 비싼 재료를 살 돈이 없어
값싼 고기와 두부를 사다 요리를 하곤 했다.

사천 특유의 매운 두반장을 넣고 볶은 마파두부. 값싸고 양이 많아 짧은
시간에 명성을 얻었다. 한번 맛 본 사람들은 마파 두부를 잊지 못했다. 덕택에
진씨 아줌마는 삽시간에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지금도 사천 지방에 가면
'진 마파두부점'이 성업 중이라고 한다.

왜 '마파두부'라는 이름이 붙은 것일까. 진씨 아줌마는 어릴 때 마마를
앓아 곰보 자욱이 남아 있었다. 마란 곰보 자욱, 파는 아줌마, 즉 곰보 아줌마
두부란 거다. '000 할매 곰탕'이나 '***보쌈'이나 한가지다.

마파 두부에서 두부는 연하고 뜨거워야 하며 부서지지 않게 가지런히
놓아야 한다. 빨간 국물에서는 자르르 윤기가 돌아야 한다. 부드러운 두부와
쇠고기 씹히는 맛이 어우러지고 매운 냄새가 콧속을 자극하는 게 마파 두부
진미다. 진미 조건은 다섯가지다. 입안이 얼얼해야 하며, 맵고, 뜨겁고,
고기가 쫄깃쫄깃해야 하며, 연해야 한다.

매운 맛에 길들여진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마파 두부를 우습게 볼 건
아니다. 매운 걸 잘 먹는다고 폼을 잡다 사천 토박이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음식평론가ㆍ영화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