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60%를 넘나드는 MBC 드라마 '허준'이 중반을 넘기면서 갖가지
얘깃거리를 낳고 있다. MBC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른 시청자 의견은 16일
현재 무려 2만7500여건. 15일 마감한 시청자 소감 공모는 아직 집계할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많은 사람이 응모했다. MBC측은 우편과 인터넷을
포함해 1만편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에서 단연 화제는 극중 '옥에 티'다. 워낙 시청률이 높다 보니
잠깐 스쳐 지나간 장면에서도 시청자들은 어김없이 '넌센스'를 찾아냈다.
그 대표 케이스는 '의녀의 일회용 반창고'. 지난달 27일 허준이
양예수로부터 '현판 1000회 낭독' 벌을 받는 장면에서 의녀 소현(성현아)이
손가락에 일회용 반창고를 감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된 것.
시청자들 지적에 놀란 제작진이 성현아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허준이
벌받는 걸 보고 놀라는 장면에서 '어머' 하며 두 손을 입으로 가져가는
바람에 들통났다. 실제 방송시간은 불과 1초도 되지 않아 소홀히 생각했다"고
해명하더란다.
허준이 시계를 차고 진료를 하는 장면도 시청자들은 놓치지 않았다.
환자의 손발을 주물러주는 장면에서 허준의 왼쪽 팔목에 시계가 보인 것.
이는 침을 놓거나 안마를 하는 장면에서 대역을 맡고 있는 실제 한의사의
'실수'로 밝혀졌다. 제작진은 "연기 경력이 오랜 전광렬이 시계를 찬
채 카메라 앞에 설 리가 없다"면서 "대역을 쓰면서 세심하게 체크하지
못한 건 우리의 실수"라고 말했다.
'의녀 5인방'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무슨 궁중 의녀들 화장이
그렇게 진하냐"는 지적을 많이 했다. "조선시대에 속눈썹이 있었느냐"는
의견도 있다. 제작진은 "기록을 보면 의녀들은 '약방기생'이라 할 만큼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며 "그런 분위기를 내려고 일부러 루즈를
짙게 바르게 한 것"이라고 말한다. "속눈썹을 붙인 일은 없지만, 짙은
화장을 하다보니 속눈썹이 긴 연기자가 그렇게 보이는 모양"이라고 했다.
시청자들은 지난 10일 이정명(임호)이 사약을 받고 죽는 것을 미리
알아내, 3월 말부터 홈페이지에 "이정명을 죽이지 말라"고 일제히 글을
올렸다. 이중에는 '작가님 제발 살려주세요"하는 '애원파'와 "이정명이
죽으면 나도 따라 죽겠다"는 '과격파'도 있었다. '허준, 이렇게
끝난다'는 류의 글들은 사실과 관계없이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끈다.
조연출 김상래PD는 "시청자들이 조그마한 것까지 잡아내는 걸 보면
야속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 "그만큼 '허준'에 관심이 많다는
뜻인 것 같아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