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쌀쌀했던 지난달 19일은 사진동우회인 추영회의 야외촬영 날이었다.
일행 7명이 카메라를 메고 서울 남산 한옥마을로 향했다. 타임캡슐이 있는
곳도 둘러본 뒤 한옥마을 식당을 찾았다. 식당은 혼례식 하객들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혹시나 일반인 이용은 꺼리는가 싶어 종업원에게 되는 음식이
있는지 물어봤다. 국수가 있다기에 민속주와 안주도 가능한지 확인했다.
종업원은 우리를 한쪽 방으로 안내한 뒤 주문을 받아갔다.
역시 한옥 분위기의 따스함과 정겨움이 우리 일행의 몸을 녹여주고
마음까지 포근하게 감싸줬다. 우리는 파전을 안주삼아 민속주와 더불어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었다. 40분 가량 지났을까 종업원이 계산을 해달라고
했다. 카드를 내밀자 카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번엔 수표를 내밀었다.
그것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주머니를 뒤져 계산을 마쳤다. 다시
한 10분 지나자 종업원이 『혼례식 하객 식사 준비 때문에 그러니 방을
비워달라』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확인하고 들어왔는데 이래도 되는가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다며 막무가내로 비워달라는
것이었다. 점심시간까지는 아직도 30분 이상이나 남아 있었다.
당시 우리 어른들과 함께 나들이 나왔던 아이들은 한옥마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진정 이것이 우리네 한옥마을의 인심일까.
(이상무·40·인테리어·서울 서초구 양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