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션의 중심지 파리. 선 고운 한국 모시 드레스가 요즘 화제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최고급 패션 컬렉션인 파리 '오뜨 꾸뛰르'에
참가한 디자이너 김지해가 만든 옷이다.

'오뜨 꾸뛰르'는 문자 그대로 '고급 옷'이라는 뜻. 크리스챤 디올,
입생 로랑, 지방시 등 전통과 명성의 패션 명가들이 참가하는 패션쇼로,
가격이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옷 이상의 옷'을 선보이는 자리다.

"한국의 산, 개나리, 진달래를 옷에 담고 싶었어요." 90년 파리에 간
그는 프리랜서로 일하다 '지해'를 만들었다. 99년 7월 비로소 오뜨
꾸뛰르에 데뷔했고, 올 1월 두번째 컬렉션에서 그는 단추도 장식도 없는
'천의무봉'을 만들어냈다. "모시 고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깨끼
바느질을 했습니다. 바늘이 어디로 들어왔다 어디로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모두 감탄하더군요."

다음 컬렉션 소재를 발굴하러 한국에 온 김지해는 동대문 시장을 누비는가
하면 산사를 찾아 다니느라 바쁘다. "곱기로는 우리 모시가 최고인데,
시장에 중국 모시가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 한다. 일본 디자이너들이 세를
과시하는 '프레타 포르테'(기성복)와 유럽 디자이너 일색인 오뜨 꾸뛰르를
비교하는 그는 "오뜨 꾸뛰르 장벽이 높은 탓도 있지만, 일본 디자이너들
옷은 어딘지 빡빡한 느낌이라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라고 꼽는다. 디오르,
샤넬 등 패션 명가에 수석 디자이너로 들어가는 게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