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민 자립" 실험중...자원 풍부해도 음주-자살등 사회병리 골치 ##
에스키모인들이 자신들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있는 곳이 캐나다 북부의
누나붓이다. 준주(Territory) 형식으로 운영되는 누나붓이 지난 1일 자치권
획득 1주년을 맞았다. 자연과 인간이 아직 공생하는 곳이며, 에스키모인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자연으로부터 지혜를 배우고 있다. 눈이 내려 하얀
이곳을 국제부 박영석, 사진부 김진평기자가 취재했다.( 편집자 )
황사 대신 하얀 실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기온은 18도. 물론 영하다.
그런대 이곳 사람들은 '봄'이라 한다. 북위 63도 '동토의 봄'은 축제와
함께 찾아왔다.
4월1일 캐나다 북부 누나붓 준주(Territory)의 수도 이콸루잇. 한반도의
10배, 캐나다의 5분의 1이다. 광활한 이 땅(면적 199만㎢)이 광범위한
자치권을 획득한, 유례없는 ‘대담한 실험’이 시작된 지 1주년된 날이 이날
이었다. 축제는 애드리엔 클락슨 총독의 개막 선포로 시작돼, 이글루(얼음집)
만들기, 개썰매·스노우 모빌 경주대회 등 전통행사가 진행됐다.
누나붓 사람(2만7000여명)중 85%가 이누잇족이다. 이들은 70년대
후반부터 캐나다 연방정부에게 『땅을 돌려달라』로 부탁했다. 지루한 협상끝에
연방의회는 93년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누나붓을 분리시켜 '준주' 자격을
부여했다. 이콸루잇(물고기가 많은 곳)은 95년 주민 투표에 의해 주도로
결정됐다.
'사람' '민족'이란 뜻을 지닌 이누잇은 과거 '에스키모(날고기를 먹는
사람들)'로 불렸던 원주민들이다. 이설이 많지만 1만년쯤전 당시 베링해협을
육지로 만든 빙산를 밟고, 아시아에서 이곳까지 걸어왔던 사람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정서적·물리적으로 고향과 가까운
누나붓(우리 땅)에 자치정부를 두게 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누나붓은 재정의 95%정도를 연방정부 지원에 의존한다. 그래서 "재정자립
없는 정치적 독립은 없다" "그토록 비효율적인 땅에 막대한 돈을 대주면서
자치주를 유지하는 이유가 뭐냐"는 일리있는 비판도 거세다. 교육받은
노동력이 부족하고, 흡연·음주·자살·실업 등 사회병리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콸루잇에 있는 병상 25개 규모 병원이 누나붓의 유일한 병원이고, 중환자는
비행기로 3시간 걸리는 몬트리올·오타와로 후송해야 할 정도로 의료 환경이
열악하다.
하지만 누나붓은 젊고, 잠재력있는 '하얀 땅'이다. 25세이하 인구가
56%를 이루고,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된 보고이자 천혜의 관광지다. 스티븐
앳키슨 누나붓 야생동물·환경 담당국장은 말했다. "누나붓 자립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초장기적 실험이다. 우리의 최대 과제는 젊은이와 실업자들에게
'가치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누나붓은 뉴질랜드 같이 정부와 원주민간에 영토권 갈등을 겪는 다른
나라들에게 '모범적 선례'로 남을지 시험대에 올라 있다. 북극곰 순록 등
희귀동물 보호와 자원개발을 균형있게 병행해야 한다는 점도 누나붓이 극복해야
할 도전들이다. 누구도 이 땅의 장래는 모른다. 확실한 것 하나를 들다면,
이곳에는 최소한 인간의 추함이 기록되지 않았고, 누나붓은 백지같이 하얀
땅이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