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 정가의 최대 관심은 역시
「경제(Economy)」다. 미국 경제의 호황이 지속되느냐 여부에 따라
앨 고어 부통령의 정치 운명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앨 고어 부통령의 「민주당 콤비」는 요즘 경제
이슈 선점과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미국 시각) 백악관에서
하루종일 열린 소위「경제 정상회담(Economic Summit)」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공식 명칭이 「백악관 신경제회의」인 이날 회의는 특히 최근
미국 증시 폭락과 맞물려 미국인들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정상회담」 이란 별명에 걸맞게 이날 회의에는 미국 경제의 거물들이
집결했다. 클린턴,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 윌리엄 데일리 상무장관, 진 스펄링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등 정책 책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하이테크
부문에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나와 클린턴의 옆 자리를 지켰고,
윌리엄 노드하우스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가 학계 대표로 연설했다.

그린스펀 의장과 나란히 입장한 클린턴 대통령은 모두 연설에서 재임중

이룩한 「신경제(New Economy)」의 효과를 적극 홍보했다. 그는 이날 자신에

찬 어조로 『인터넷과 개인 컴퓨터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또 최근 증시 폭락을 의식한

듯,『신경제가 지속되려면 면밀히 모니터하고 철저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경제와 구경제의 가교 역할을 자임했다.

최근의 반독점 소송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 조건으로 회의에 참석한
빌 게이츠는 『첨단 기술에 의해 교육과 민주적 개혁, 경제 발전을 위한
국제적 진보가 시작됐다』며, 「신경제 찬양론」을 폈다. 월스트리트의
애비 코언 골드만 삭스 그룹 투자 정책 위원장도 『지난 10년간 미국의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었고 지금도 여전하다』며, 투자가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오후 회의에 첫 연설자로 등장한 그린스펀 의장은「바른 말」을 쏟아냈다.
그는 『정보 통신의 큰 물결이 유사 이래 최대의 경기확장을 가져왔으나,
그에 따른 위험도 상존한다』며, 수요에 대한 공급 부족을 우려했다. 그의
발언은 다음 달 16일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린스펀은 그 대책으로 ▲국가부채 삭감 ▲교육 및 기술투자 ▲인플레 억제
▲국제 무역 정책 등 네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로버트 알트먼 전 재무부 부장관도 증시와 관련, 『앞으로 급격한
주가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미 전조가 보인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장관은 『신경제를 운영할 때도 구경제의 미덕이 돼온 「신중함」과
「위험에 대한 우려」, 「철저한 리얼리즘」을 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92년 대통령 당선 직후에도 유사한 「경제 정상회담」을
열었다. 미국인들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낙선했던 92년 10월 경제에 대해
11%만이 만족했으나, 클린턴을 재선시킨 96년 10월에는 47%가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국인들의 경제 만족도는 올해초 71%까지 상승했으나, 경기 둔화와
주가 조정 우려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