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주에서 열린 코오롱고교마라톤대회 결승지점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있었다.
번외로 참가해 남자 우승팀인 배문고보다 3분39초나 빨리 골인한 일본
센다이고교의 와타나베 다카오 감독(52)이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그는 레이스를 분석한 메모를 일일이 확인해가며 10여 분 동안
즉석 평가회를 가졌다. 선수 6명 개개인에게 칭찬과 훈계가 이어졌고,
선수들도 스스럼없이 자기 생각을 말했다. 입상한 기쁨에, 혹은 저조한
성적에 낙담해 짐을 꾸리기 바쁜 한국팀과는 대조적이었다.
대회 다음 날인 2일, 긴장을 풀 법도 했지만 와타나베 감독은 오전 6시에
선수들을 깨워 체조와 3㎞ 조깅을 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 전국 3500개
고교육상팀 중 예선을 거쳐 47개팀이 참가한 작년 교토역전경주에서
센다이고교가 우승한 게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자 경력 20년으로 실업팀을 11년이나 맡았고, 현재 일본대표팀 코치이기도
한 그는 한국 고교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지도자들이
성적내기에만 급급해 자기경험이나 효과적인 지도방법을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 일본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참가학교 감독들이 함께
토론회를 갖는 게 관례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