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살이던 MC는 어느새 쉰 한살이 됐다. 그 새 여자 MC만 12명이
거쳐갔다. KBS 2TV '가족 오락관'이 5일로 800회를 맞는다. 지난 84년
4월에 시작해 꼬박 16년 동안 채널을 지켜온 KBS 최장수 오락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은 조의진(49) 현 TV 2국장이 만들었다. 서른셋 팔팔하던 나이에
사장으로부터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
사장은 "쇼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닐 것"을 추가 주문했다. 그렇게 90분짜리
특집 생방송이 태어났다.
프로그램 ‘간판’인 허참은 16년 내내 ‘가족 오락관’을 지켰다. 87년
교통사고로 한주 쉬었을 뿐이다. 여자 MC는 오유경 정소녀 김자영 장혜영
김경희 최영미 장서희 전혜진 김혜영 오현정 오영실에 이어 현재 송민아
아나운서로 이어지고 있다. 85년부터 4년간 진행한 정소녀가 최장수 여자 MC.
다른 MC들은 대략 1년 안팎씩 무대에 올랐다가 내려갔다.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본 프로그램이예요. 그런데 지금 제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조연출 박유경(29) PD 말이다. 무대 양쪽은
주부 방청객들 차지다. 보통 초등학교 학부모들을 학교 단위로 신청받는데,
신청이 워낙 밀려 1~2년을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다. 박 PD는 "한번은 주부들
나이가 조금 많아 보여 초등학교 학부모님들 맞느냐고 물었더니 신청해놓고
기다리다가 아이가 중학생이 됐다더라"고 했다. 그간 방청객 숫자만 6만4000명,
출연 연예인은 6000명에 이른다. 조용필 왕영은 전영록 고현정 등 웬만한
'유명 연예인'은 다들 거쳐갔다.
매주 메인 MC 두 명에 패널이 출연해 승패를 가린다. 얼핏 '고전적'이다
싶지만, 요란하고 껄렁한 다른 오락 프로그램들 틈바구니에서 잘도 버텨왔다.
"소박한 맛이 있잖습니까.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부들은 단순 방청객
이상이기도 하고요." 연출자 남현주 PD 설명이다.
5일 방송되는 800회 특집은 평소와 달리 개그맨팀, 가수팀, 탤런트팀 3팀이
나온다. 7년간 방송을 떠났던 '왕년 MC' 정소녀가 특별 출연해 허참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