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짜리 딸과 함께 명동에 옷을 사러 나갔다. 여기저기 구경을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식당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손님들이었다. 가게 한 바퀴를 돌고도 남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었다.
딸 아이는 『엄마 여기 굉장히 맛있나봐. 우리도 뭐 먹고 가자』며 팔을
끌었다.

우리 차례를 기다린 지 30분 후. 드디어 차례가 됐고, 저쪽 귀퉁이에서
네 사람이 식사를 끝내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딸 손을 잡고 그 자리에 앉아
종업원 아가씨에게 칼국수 두 그릇을 주문했다.

그런데 종업원은 『여기는 4인용 탁자니까 2인용 탁자가 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면서 일어나기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 나는 『30분을 기다려서 차례가
왔는데, 기다리는 손님 중 두 사람을 합석시키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종업원은 『사장님이 알면 혼난다』는 말만 하며 주문은커녕 물 한잔도
안주고, 다른 4인 가족을 앉히는 것이었다. 아무 말도 않고 그냥 갈까 했지만,
밖에서 떨었던 것을 생각해서 결국 조금 더 기다리다가 칼국수 한 그릇을
시켜먹고 나왔다.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맛이 좋은지도 잘 몰랐다. 『그 언니 머리 무척
나쁜 것 같다』고 푸념하는 딸 아이 기분도 좋은 것 같지는 않았다. 음식점에서
손님을 배려하는 생각이 짧은 것 같아 너무 아쉬웠다.

(이순선·40·주부·서울 서대문구 홍제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