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노프에 지지율 2배 앞서..."1차투표서 끝내자" 완승작전 ##
러시아 대통령 선거(26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러시아 현지에서는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선거 때만 되면 난무하던 그 흔한
홍보 전단 한 장 발견하기 힘들다. 신문이나 방송도 대선 뉴스를 별로 크게
다루지 않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화제거리에 대선은 어쩌다 끼어들 뿐이다.
이같은 현상은 블라디미르 푸틴(47) 대통령 권한 대행의 승리가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승부가 뻔한 경기에 무슨 관심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은 지지율 55%선으로,
2위를 달리고 있는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수의 지지율 25%를 두배 이상 앞지르고
있다.
푸틴 진영의 고민은 승리 자체가 아니다. 푸틴측은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26일 1차 투표에서 대선 장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법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기는 후보가 없을 경우, 1위와 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4월16일로 예정)를 치루도록 규정하고 있다. 푸틴 진영은
『푸틴의 승리를 낙관, 푸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불참하면, 제2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불상사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며 엄살을 떨고 있다. 심지어
『결선투표까지 가면, 재벌과 지방 수령들의 지지를 구할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푸틴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처럼 재벌과 지방 수령들에게 발목 잡혀,
소신있는 정책을 펼칠 수 없다』며, 선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70%를 넘길 경우, 제1차 투표에서의 푸틴 승리가 확실하며, 50%가 넘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년만에 치러지는 대선을 유명무실하게 만든 푸틴 인기의 비결은 그의 「맏형」
이미지에 있다. 러시아에서의 「맏형」은 동생들을 전부 책임져야 하는 자리이다.
동생들을 희생하기도 하지만, 때로 집안 전체를 위해서 망나니 동생의 목을 조를
수 있는 존재다. 작년 9월 연이은 아파트 폭탄테러로 전 국민이 공포에 휩싸여
있을 때, 10만 대군을 동원, 체첸을 공격, 승전보를 전해 준 푸틴에 러시아인들은
열광적 지지를 보냈다. 그에게서 맏형같은 지도자의 이미지를 발견했던 것이다.
또 병든 옐친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공산당의 재집권에 두려움을 갖고 있던
그 때, 푸틴은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단호함을 보여 주었다. 말 많은 기성
정치인과 달리 푸틴은 말을 아끼며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반대파에 회초리를
휘두르는 우직함도 보여줬다. 푸틴은「개혁」대 「보수」로 나뉘어져 있던 기존
이데올로기 구도도 깨버렸다. 개혁진영에게는 「시장 개혁의 지속」을,
보수진영에는 「위대한 러시아」를 약속하는 화합의 아젠다로 전 러시아인을
묶었던 것이다. 석유값 상승으로 인한 경제의 상대적 안정도 푸틴에게는 매우
유리한 조건이었다. 예상됐던 디폴트는 오지 않았으며, 물가와 환율도 잡혔다.
농촌 노인네들 사이에서 『피터 대제의 21세기 환생』이란 말이 나오기까지 했다.
푸틴은 고전적 의미에서의 선거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단지 지난 20일
전폭기 수호이 27기를 직접 몰고, 체첸 전선을 시찰했을 뿐이다. 많은
서방언론들은 이를 『무모함』 혹은 『정치쇼』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러시아 국민들은 이 모습에서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다시 발견하고
안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