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승부처는
역시 '마의 17번홀'이었다. TPC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파72·7093야드)
17번홀(파3·134야드)은 바람만 없다면 피칭웨지를 뽑아드는 곳. 넓은 호수
한가운데 그린이 섬처럼 떠 있어 미국 최고의 18개홀 가운데 하나로 뽑힐 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매년 연못에서 2만여 개의 볼을 건져낼 정도로 골퍼들에게는
악명이 높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가 펼쳐진 24일(한국시각) 17번홀의 심술은
여전했다. 우승후보 타이거 우즈(24)가 이 홀에 이르렀을 때 스코어는 3언더파로
공동선두. 바람이 거세 클럽 선택을 망설이던 우즈는 9번아이언을 뽑아들었고,
그의 샷은 깃대를 향해 똑바로 날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바람에 밀린 볼은 그린
1.5m를 남기고 호수에 빠지고 말았다. 드롭지역에서 3타째에 온그린한 우즈는
2퍼트로 더블보기, 1언더파 공동 9위로 물러 앉았다. 5주 전 닛산오픈
3라운드에서의 더블보기 이후 223홀만의 가장 나쁜 스코어. 그는 "그래도
더블보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우즈는 이 코스에서 13라운드를 플레이했지만
아직 한번도 60대 타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TPC소그래스의 경기여건은 최악이었다. 시속 32㎞의 강풍, 딱딱한 그린에
질기기 그지 없는 러프 등 '괴물 3박자'는 모든 선수들을 괴롭혔다. 그
중에서도 17번홀의 심술은 압권이었다. 첫날 경기를 끝낸 123명(21명은 일몰로
경기 중단)이 모두 41개의 볼을 호수에 빠뜨렸다. 장타자 존 댈리와 유럽의 강호
세르히오 가르시아 역시 모두 '양 파'를 범하며 각각 5오버파, 10오버파로
무너졌다.

PGA투어 11승에 1983년 이 대회 우승자인 할 서튼(41)은 17번홀에서 파를
세이브, 3언더파 69타로 선두에 올랐다. 144명의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60대를
쳤지만 이 대회가 TPC소그래스로 옮겨온 이래 19년 만에 가장 나쁜 첫날
기록이다. 지난해 우승자 데이비드 듀발도 6개의 보기를 기록하며 3오버파로
공동39위에 머물렀다.